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서 “살아보니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열린 BRT에서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규제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 회장의 발언은 일본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생산할 때 일본 업체 JSR 등의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활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에는 스미토모화학의 편광필름이 들어간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해제되면서 삼성전자는 일본의 고품질 소재를 원활하게 수입할 수 있게 됐다.

한·일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일본 자동차업체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사장)과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회장이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소니는 혼다와 함께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현/도쿄=오형주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