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학계와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개발(R&D) 기관을 세우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벨기에 반도체 연구·인력양성 센터 IMEC(아이멕)처럼 최첨단 연구설비를 갖춘 ‘한국형 IMEC’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이멕은 96개국의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연구기관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못지않은 최첨단 공정을 보유하고 있어 전문 인력을 키우는 역할도 한다. 정부는 반도체를 포함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의 R&D 지원에 5년간 25조원을 투입한다.

2030년까지는 전력반도체, 차량용 통합칩셋(SoC), AI 등 차세대 반도체 관련 핵심기술 개발에 3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첨단 패키징(웨이퍼 상태의 칩을 기기에 부착 가능하도록 가공하는 공정) 분야에는 24조원 규모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 정부는 첨단 패키징 R&D에 3600억원을 지원한다.

AI 반도체용 최첨단 공정, 차량·가전 반도체용 공정 개방을 확대하고, 우수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의 시제품 제작·양산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 매출 1조원 규모 팹리스 10곳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반도체 우수 인력 육성 및 유치 정책도 마련한다. 정부는 이공계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지원하는 ‘첨단산업 우수 대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 신설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 초청 장학생도 지속해서 늘린다. 국내 정착을 결심할 수 있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구상할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