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정확한 매장량 추정 어려워"…자동점화장치로 꺼지더라도 금방 재점화
우연히 개발된 포항 천연가스 불꽃 '불의 정원'…6년째 활활
한국에서는 드물게 땅속 천연가스에 불꽃이 붙어 생긴 포항 '불의 정원'이 6년째 유지돼 눈길을 끈다.

12일 경북 포항시에 따르면 한 공사업체가 2017년 3월 8일 포항 남구 대잠동 철길숲 공원 조성지에서 지하수 개발을 위해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로 굴착기에 불이 붙었다.

이 불은 금방 꺼질 것이란 초기 예측과 달리 6년이 지난 현재까지 타오르고 있다.

불이 꺼지지 않자 시는 발상을 전환했다.

2017년 말에 불길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 현장을 보존하고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불의 정원'이란 이름으로 공원을 만들었다.

이 덕분에 불의 정원은 2019년 5월 준공한 포항 철길숲에서 시민을 비롯해 출향인과 관광객이 한 번쯤 찾아 사진을 찍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평일에는 시민이, 주말에는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이나 출향인이 사진을 찍으며 한참 동안 바라보는 모습이 흔하다.

불의 정원 지하에는 메탄으로 이뤄진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제성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추정 매장량은 2.258bcf(10억 입방 피트)다.

이해하기 쉬운 단위로 환산하면 약 3만t으로 포항시민이 한 달간 쓸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정확한 매장량을 측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불의 정원 불꽃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 사이 겨울에 일시적으로 꺼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시는 천연가스의 경우 기온이 낮아지면 액화하기 때문에 불이 잘 안 붙거나 천연가스가 어느 정도 고갈됐기 때문에 불이 자주 꺼진 것으로 본다.

가스층 주변에 있는 지하수가 계속 올라오면서 가스 통로를 막은 것도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처음엔 공원관리소 관계자가 일일이 나가 토치 등 점화장치를 이용해 손으로 붙여 해결했다.

그러나 매번 나가는 일이 번거로워 시는 불의 정원이란 상징성과 시민 요구를 고려해 2021년 1월에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했다.

자동점화장치는 불이 꺼지면 UV감지 센서가 자동으로 감지해 불꽃을 일으켜 0.5초 사이에 다시 불이 붙도록 하는 설비다.

이 덕분에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때처럼 집중호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면 불꽃은 계속 타오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동점화장치 덕에 가끔 불꽃이 꺼지더라도 금세 붙기 때문에 현재까지 불꽃을 유지하고 있다"며 "만 6년이 지났는데 언제까지 불길이 타오를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연히 개발된 포항 천연가스 불꽃 '불의 정원'…6년째 활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