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값이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추운 날씨로 생육이 부진해 출하량이 줄어든 와중에 ‘삼겹살데이’(3월 3일)를 맞아 쌈채소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
'삼삼데이'에 상추값 껑충
3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상추 평균 도매가격은 ㎏당 6712원으로 집계됐다. 전주 평균 가격 대비 91.2%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81.3% 급등했다.

평년보다 추운 겨울 날씨가 가격을 밀어 올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겨울철 상추 주산지인 충남 논산 지역의 상추 생육이 부진했다. 최근 급등한 난방비도 시설 재배로 키우는 상추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됐다.

여기에 삼겹살데이까지 겹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한우 할인 행사와 삼겹살데이 행사 등이 겹쳐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는 바람에 쌈채소를 찾는 소비자도 덩달아 늘었다”며 “상추 깻잎 등 쌈채소 가격이 나란히 오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상추 가격 상승세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들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상추 생육 속도가 빨라져 출하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에는 상추 모종을 심은 뒤 수확까지 약 45일 걸렸는데, 최근에는 25~30일 수준으로 단축됐다. 테란은 다음달 상추 가격이 ㎏당 4343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파 가격도 강세를 보인다. 전날 대파 평균 도매가격은 ㎏당 2211원으로 전주 대비 24.6%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67.1% 상승했다.

전년보다 출하(수확) 면적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대파 출하 면적은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지난해 정식(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 것) 시기에 대파 가격이 하락한 탓에 농민들이 대파 대신 다른 농작물을 심으면서 면적이 줄었다.

KAPI는 전날 203.8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KAPI가 200을 넘었다. 석 달 전(117.0)에 비해선 86.8포인트 급등했다. KAPI는 100보다 높을수록 농산물 가격이 평년 대비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됐음을 의미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