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보일러 넘어 냉난방공조 진출"
에어컨에 공기 청정, 환기, 제습 기능이 합쳐진 ‘콘덴싱 에어컨 하이브리드’, 친환경 냉·난방기 ‘히트펌프’, 북미형 난방기 ‘콘덴싱 하이드로퍼내스’….

국내 대표 보일러업체 경동나비엔이 새로운 제품군을 잇달아 선보이며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은 전통 보일러업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3년 내 기존 생산 공장을 두 배로 증설하고 매출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지난 24일 방문한 경기 평택시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사진)은 수많은 로봇이 보일러 부품을 만들어 조립하고, 추적·검사하고, 이송·포장까지 책임지는 ‘최신 자동화 설비 경연장’이었다. 거인의 팔뚝같이 생긴 다관절 비전 검사 로봇이 빠른 속도로 조립된 보일러의 앞뒤 좌우를 샅샅이 훑어가며 55가지 품질 항목에 흠이 없는지 확인했다. 제품이 수출국별로 정렬·이송돼 박스째 래핑(포장)하는 작업도 모두 자동화 로봇 몫이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유일하게 수작업에 의존해온 조립품의 볼트 조이는 작업도 현재 로봇에 맡기는 작업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검사 물류 등 전 공정 자동화로 생산효율을 극대화했고, 불량률은 1% 이내로 낮췄다.

13만2200㎡(약 4만 평) 규모 부지에 세워진 이 공장은 연간 200만 대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대 규모의 보일러 및 온수기 제조 공장이다. 국내 연간 보일러 시장(130만 대)의 1.5배를 생산해 세계 47개국으로 수출된다. 전체 보일러·온수기 수출의 88%를 담당하는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5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경동나비엔의 글로벌 전초기지인 이 공장은 2026년 두 배로 확장된다. 12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기존 부지는 33만㎡(약 10만 평)로 넓히고, 생산 규모는 439만 대로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주력 제품은 물론 글로벌 HVAC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HVAC란 난방과 냉방, 환기 등 실내 공기 질 관리를 뜻하는 공조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320조원에 달한다.

경동나비엔이 올 하반기 선보이는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는 북미 난방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최신형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한 ‘히트펌프’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올가을 개발을 완료할 콘덴싱 에어컨 하이브리드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부사장은 “지난해 1조1600억원이었던 매출을 3년 내(2025년 말) 2조원대로 높이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매출 절반을 HVAC시장에서 거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