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빅딜 자문' 율촌 이진국 1위…라이징 스타는 황병훈
이진국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2022년 국내 인수합병(M&A) 법률자문 분야에서 실적 1위에 올랐다. 10년 차 이하 변호사 중 가장 촉망받는 ‘라이징 스타’(떠오르는 별)에는 황병훈 율촌 변호사가 꼽혔다. 지난해 M&A 시장은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자본시장 위축으로 ‘상고하저’를 보였지만 10위 안에 든 변호사는 모두 조(兆)단위 대형 거래를 두루 자문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율촌 이진국, M&A 자문 정상에

26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지난해 국내 로펌의 M&A 자문 실적(경영권 거래·발표 기준)을 집계한 결과 11년 차 이상 시니어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파워 변호사 부문’에서 이진국 율촌 변호사가 총 7조737억원 규모의 거래를 맡아 선두에 올랐다.

이 변호사는 대외활동 등으로 인지도를 쌓기보다는 묵묵히 본업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2015년에도 파워 변호사 1위를 차지하는 등 매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M&A에서 인수 측인 한화그룹을 자문했다. 우발채무 여부 등 검토사항이 많아 신속한 판단이 요구된 거래였다. 네이버가 1조6700억원을 투입한 포시마크 인수 거래도 그의 손을 거쳤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미국 현지 로펌과 협상하며 성공적인 인수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1조1300억원 규모의 LS니꼬동제련 거래에선 매각 측인 니꼬그룹을 자문했다. 이윤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지누스를 현대백화점에 매각하는 거래(8946억원)에선 매각 측을 도왔고, 롯데그룹의 미니스톱 인수(3133억원)에도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

2위는 총 5조1912억원 규모의 거래를 자문한 장재영 세종 변호사가 차지했다. 장 변호사는 2조4000억원 규모인 메디트 거래에서 창업자인 장민호, 장진호 형제의 지분 매각 절차를 도왔다. SKC가 PET필름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1조5950억원의 빅딜도 자문했다. 그는 세종 M&A팀에서 큰 그림을 짜는 전략가로 꼽힌다. 꼼꼼하고 빈틈없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많은 일을 맡기는 변호사로도 유명하다.

대기업 자문 변호사 전성시대

김방현 태평양 변호사가 장 변호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김 변호사는 총 3조8196억원 규모 거래를 자문했다. 고객으로부터 신망이 높고 유머러스한 성격을 갖추고 있다.

그는 2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동박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 M&A에서 매각 측인 허재명 대표이사를 자문했다. LX그룹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한국유리공업(5925억원)을 인수하는 과정도 도왔다.

상위권을 차지한 변호사들은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 자문에 특화됐다. 2021년 주로 국내외 PEF를 자문한 변호사가 1~3위를 차지한 점과 대조된다. 지난해 금리 상승 여파로 PEF가 보유한 매물의 거래가 주춤한 점이 반영됐다. PEF에 자금을 제공하는 연기금, 공제회들이 출자를 줄이면서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장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4위와 5위에는 김완석·김태오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김완석 변호사는 한앤컴퍼니가 펀드 교체 방식으로 쌍용C&E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작업을 도왔다. 김태오 변호사는 일진머티리얼즈 거래에서 인수 측인 롯데케미칼을 자문했고, 폐기물 처리회사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매각(7700억원)에도 참여했다.

10년 차 이하 주니어 변호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라이징 스타 부문에서는 황병훈 율촌 변호사가 1위를 차지했다. 이진국 변호사와 함께 포시마크, 대우조선해양, 지누스 등 총 5조8602억원 규모의 거래를 도왔다. 2위는 김성진 김앤장 변호사였다. 그는 총 4조4039억원 규모의 거래에 참여했다. 3위는 석희재 태평양 변호사가 차지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