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쑨광신 광후이그룹 회장에 경계심 표출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의 부호인 쑨광신(孫廣信) 광후이그룹 회장이 미국 텍사스의 농지를 사려다가 반발에 직면했다.

최근 '정찰 풍선' 공방으로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탓이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쑨 회장의 미국 현지법인이 텍사스 발베르데 카운티의 토지 5만6천656ha(566.56㎢)를 사려 했으나, 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정찰풍선'에 놀란 美 민심…텍사스 농지 사려는 中부호에 반발
쑨 회장의 법인은 해당 부지에 풍력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그럴 경우 텍사스주 전력망은 물론 미 공군기지와 가까워 군 기밀 유출 우려가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웃 토지 소유주들이 쑨 회장의 농지 구매에 가장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의 영향을 받은 텍사스주 관리들은 국가 인프라 시설(전력망)을 외국 기업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을 통과시켰는가 하면 중국 기업과 중국인의 미국 농지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달 외국인의 미국 농촌 토지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쑨 회장 이력도 미국 민심에 거부감을 주는 요인이다.

산둥성 출신 농부의 아들로 1962년 출생한 쑨 회장은 18세에 입대해 안후이 벙부 자동차 관리학원과 시안 육군학원을 거쳐 장교가 돼 우루무치 육군학원 교관으로 부임한 뒤 대위급으로 제대했다.

이어 1989년부터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르무치에서 불도저 등 중장비 위탁판매 사업을 하는 신장 광후이 공업무역실업공사를 설립했고, 광둥식 음식점·가라오케·수영장·볼링장·호텔 사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석유 개발업체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 석유 사업도 벌였다.

쑨 회장은 1990년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고 2000년대 초반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했다.

쑨 회장의 이 같은 문어발식 사업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인민해방군 시절 인맥 관리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런 탓에 미국 내에선 쑨 회장과 인민해방군 간 유착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의 경제 거물과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확대하는 가운데 쑨 회장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경계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쑨 회장의 주력 기업인 광후이 그룹의 홈페이지에는 "우리는 공산당에 복종한다는 원칙을 따른다"는 게시물이 떠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미 농무부 자료를 보면 현재 미 농지의 3% 정도가 외국인과 외국 법인 소유이고, 중국과 관련된 농지 비율은 1%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미 아칸소대의 국립농업법센터에 따르면 중국 등과 연결된 단체의 농지 소유권 제한 문제가 미국 내 18개 주에서 불거져 논쟁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최근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면서 분출된 반중 감정이 중국인과 중국기업의 미국 농지 구매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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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중국의 바이오 발효 기업인 푸펑그룹이 옥수수 제분 공장을 짓기 위해 노스다코타주 그랜드포크스 내에서 370에이커(1.49㎢)를 매입하려 했으나, 이달 들어 노스다코타 시의회의 반대로 매입이 무산됐다.

해당 부지가 최첨단 군용 드론 기술은 물론 신형 우주 네트워크센터를 보유한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로부터 겨우 19㎞ 떨어져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