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대체당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경DB
고객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대체당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경DB
한때 “이름이 생소해 시장성이 없다”며 유통업계에서 홀대받았던 대체당이 최근에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단맛을 즐기면서도 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해 건강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추세다.

21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의 대체당과 설탕 매출 비중은 54 대 46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의 대체당과 설탕 매출 비중은 32 대 68이었다. 연간 기준으로 대체당이 설탕보다 많이 팔린 건 스테비아, 알룰로스 등 ‘2세대 대체당’이 입점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건강한 단맛 열풍에…대체당 '위풍당당'
대체당 매출 증가율 역시 설탕에 비해 가팔랐다. 지난해 대체당 매출이 전년 대비 48% 증가한 가운데 설탕 매출은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체당을 활용한 대표적 가공식품인 저당 탄산음료의 성장세는 대체당의 유망함을 보여준다는 게 식품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0년 2116억원, 2021년 4661억원, 2022년 950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통사들이 한때 대체당의 입점을 꺼릴 정도로 제품의 시장성을 낮게 평가한 만큼 대체당이 시장에 자리 잡는 속도에 놀라는 모습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만 하더라도 2017년 알티스트(옛 바이오믹스푸드시스템)의 스테비아를 입점시키려 했지만, 무산된 적이 있다.

식품소재 기업들도 대체당 연구 및 생산에 힘을 주고 있다. 삼양사는 2016년부터 알룰로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알룰로스는 건포도, 무화과, 밀 등에 존재하는 당 성분이다. 칼로리는 g당 0.2㎉로 설탕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식품원료박람회 ‘2022 서플라이 사이드 웨스트’에 참가해 현지 유통업체에 알룰로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대체당이 들어간 가공식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가정에서도 대체당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비해 B2C 고객이 많은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설탕 매출 비중이 대체당보다 높긴 했다”며 “다만 대체당 매출 비중이 2020년 대비 두 배로 높아져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빨랐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