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이 올해나 내년께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LCD(액정표시장치)에 이어 OLED까지 중국에 ‘세계 1위’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OLED의 사용처를 확장하는 일명 ‘EX(확장형) OLED’ 전략을 중심으로 초격차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2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연 '2023년 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발표회'에선 이같은 논의가 이어졌다. 디스플레이 소재기업 대표로 참석한 김병욱 동진쎄미켐 부사장은 “이미 LCD에서 한국을 제친 중국이 OLED 생산능력 기준으로 올해나 내년께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며 “위기감을 갖고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기술 격차 5년을 유지하는 식으로는 모자르다”며 “중국 정부가 특정 기업에 보조금을 몰아줘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이 밀려도 이를 만회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는 '진정한 초격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을 비롯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EX OLED 중심의 초격차 전략을 촘촘히 세워 대응하자고 입을 모았다. EX OLED는 기존 TV나 스마트폰 외 노트북,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 OLED 패널을 확대 적용하는 전략을 뜻한다. 김 부사장은 “EX OLED 확산을 위해 정부가 어느 부분을 얼마나 지원해야 할지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OLED 응용 범위를 확장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며 “그동안 OLED가 들어가지 않았던 전자기기에 모두 OLED가 적용되도록 중형 OLED 사업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솔루션CX(고객경험)그룹장은 “투명디스플레이를 통해 사무공간, 가정 등에서 EX OLED 시대를 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9년 세계 디스플레이 매출의 40%를 OLED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소형 OLED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LCD보다 OLED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노트북, 태블릿PC 등 OLED 비중이 10%도 채 안 되는 영역에서 적용 사례를 늘려가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사는 “EX OLED 기술 선점을 위해 고급 인력 및 산업원천기술 확보, 수요 기업과의 공동연구 강화 등을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