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올해 매출 전망치로 작년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9조원가량을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업체와 방산업체, 중장비·기계업체들이 올해 밝은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 산업계가 움츠러드는 가운데서도 전통 제조업체는 실적 선방을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진격의 조선·방산·건설기계…대우조선 "올 매출 두배"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경영계획 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별도기준 매출 전망치를 9조4217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추정치(4조9000억원)에 비해 92.3% 많은 금액이다. 이 같은 매출 전망이 현실화하면 2018년(9조5998억원) 후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두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그룹에 편입되는 올해는 매출이 두 배가량 불어날 것”이라며 “현재 3년6개월치 일감을 확보한 데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올해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중공업도 올해 별도기준 매출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30.3% 늘어난 12조1209억원으로 제시했다. 현대미포조선도 13.0% 불어난 4조1524억원의 매출을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34.5% 늘어난 8조원으로 내다봤다.

2021년 수주한 비교적 높은 가격의 선박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건조·인도되면서 한국 조선사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통상 선박 수주 뒤 설계, 건조, 인도까지 2년가량 걸린다. 이 기간 조선사는 건조 진행률에 따라 건조 대금을 나눠 받는데 대부분 막판에 받는 금액이 많다.

K방산 기업들도 올해 실적 기대가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방위비 증액과 군 전력 증강에 나서면서 한국 방산 기업의 수출 계약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매출 3조8253억원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보다 37.3% 많은 규모다. 작년 폴란드와 납품 계약을 맺은 FA-50 경공격기 48대 중 12대를 올해 인도하면서 관련 매출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풍산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3조1519억원, 2519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3.2%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24.0% 불어날 전망이다. 155㎜ 포탄과 전차 포탄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 영업이익 전망도 밝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달까지 현대로템(2934억원) 등과 총 5748억원어치 포탄 공급계약을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자회사 두산밥캣 실적 등 제외)로 각각 6조6674억원, 2167억원을 제시했다. 작년보다 각각 1.7%, 29.5% 늘어난 규모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 5조1608억원, 영업이익 3844억원으로 내다봤다. 작년보다 8.5%, 15.6%로 각각 증가하는 금액이다. 현대건설기계는 매출은 작년보다 10.3% 증가한 3조8783억원, 영업이익은 17.9% 늘어난 2012억원으로 추산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