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표적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챗GPT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선 고대역 메모리(HBM) D램이 필수인데, 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장비를 만들고 있어서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HBM D램을 생산하기 위해선 여러 D램을 쌓아 올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구멍을 뚫고 전극으로 연결해 하나로 묶어야 한다. 이 핵심 공정에서 한미반도체는 구멍을 뚫는 데 활용되는 ‘TC 본딩 장비’를 생산해 국내 반도체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확산하면 HBM D램에 대한 주문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정확한 납품 규모를 밝히기 어렵지만 고객사에 꾸준히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HBM D램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장비 판매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하나증권은 이날 한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올해 HBM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엔비디아 고성능 제품에 HBM이 사용된다”며 “본딩 장비 매출이 올 하반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올 들어 이달 13일까지 37.2% 상승했다.

주식시장에선 이오테크닉스, 인텍플러스 등도 HBM D램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오테크닉스는 반도체 패키징(칩을 전자기기에 부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공정), 인텍플러스는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회사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두 업체에 대해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패키징, 검사장비 시장이 커지는 건 맞지만 HBM D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반도체 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