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소프트 역대최대 매출
영업이익도 각각 13%·49% 늘어
넷마블은 10년만에 적자 전환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호실적
4분기는 주춤…올해 난항 전망
‘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희비가 엇갈렸다. 신작 게임의 덕을 톡톡히 누린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신작 게임이 없는 데다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재무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넷마블은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신작에 희비 엇갈린 3N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 넥슨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3537억엔(약 3조3946억원),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1037억엔(약 9952억원)이었다. 기존 유명작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을 모바일 게임으로 활용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모바일 IP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재해석한 ‘히트2’ 등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는 연간 매출 2조5718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 늘었고 영업이익은 49% 뛰었다. 모바일 게임 매출도 사업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1조9343억원이었다.
반면 넷마블은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매출 2조6734억원, 영업손실 1044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7.1% 급감했다. 작년 신작이 부진한 와중에 영업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인건비(7794억원), 마케팅비(5243억원) 등이 각각 전년 대비 22%, 31% 증가했다. 환율과 금리가 급등해 소셜카지노 기업 스핀엑스 인수와 관련한 재무적 부담도 커졌다.
○크래프톤·카겜은 ‘으쓱’
3N을 제외한 게임사들의 실적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다만 1~3분기의 호실적에 비해 4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친 경우가 많았다. 게임사들의 올해 실적이 작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크래프톤은 모바일 부문(1조2528억원)과 PC 게임 매출(4650억원) 외에 콘솔 게임(1041억원)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1조8540억원)은 2021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영업이익(7516억원)이 16% 늘어나는 등 질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매출(1조1477억원)이 13%, 영업이익(1777억원)은 59% 증가했다. ‘오딘’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게임이 장기간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인기를 끈 덕분이다. 스크린골프 관련 플랫폼인 ‘카카오VX’ 등 비(非)게임 부문 매출 성장도 더해졌다.
각 게임사가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발표한 신작 게임과 신규사업 진출 계획도 눈길을 끌었다. 엔씨소프트는 ‘쓰론 앤 리버티(TL)’를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게임 제작에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에 이어 ‘아키에이지 워’를 조만간 출시하기로 했다. 크래프톤은 딥러닝 분야 투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연내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UGC NFT 게임 아치루트는 오픈 베타 테스트(이하 OBT)를 시작하기에 앞서 프리 민팅 화이트리스트로 초기 커뮤니티 참여자에게 보상 제공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퍼블릭 리퀴드 크립토(Public Liquid Crypto) 위기가 가장 주목받는 가운데 블록체인 기반의 양질의 제품에 대한 가치 창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UGC NFT 게임으로 자리 잡은 BNB Chain 프로젝트 아치루트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 3단계 동안 26개 국가 및 지역에서 8000명 이상의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웹3 게이머들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아치루트는 모든 아바타, 몬스터가 약탈 스타일의 NFT 신체 부위를 갖추면서 초기부터 커뮤니티에서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 NFT'로 자리매김했다. 이용자들은 NFT 디렉토리에서 몸통, 머리, 상체, 하체, 액세서리 등 각 부위를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다.더불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캐릭터와 소품 NFT의 온체인 구현을 완전히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는 오리지널 UGC 인터랙티브 게임 플레이로서의 가장 큰 장점으로,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메타데이터 수정을 허용해 궁극적으로 플레이의 가능성과 커뮤니티 창의성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아치루트의 CMO인 더크 유안(Dirk Yuan)은 "아치루트는 웹3 뿐만 아니라 웹2 게임 세계에서도 거의 보지 못한 특정 장르를 제공해 유저의 독창성을 장려하는 합성 가능한 아바타 빌더 게임"이라며 "예를 들어 몬스터의 가슴이나 뒤쪽에 불꽃 스킬을 부착할 수 있는 점은 두 가지 유형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고, 속성을 업그레이드하면 NFT의 메타데이터가 실제로 체인에 로그인 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GC녹십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15일 증권가에서는 2022년 사상 최대 매출을 낸 데 이어 올해도 매출 성장은 이어가겠지만,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GC녹십자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4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영업손실은 22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컨센서스 76억원보다 손실폭이 컸다. 연구개발(R&D)과 판매관리 비용이 증가하면서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포진 백신(CRV-101)의 미국 임상 2상 진입으로 작년 4분기 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580억원을 기록했다”며 “판관비는 1477억원으로, 인센티브 지급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고 말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의 비용 집행 추세를 볼 때 향후에도 매년 4분기 영업손실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4분기 판관비는 1~3분기 평균 대비 약 300억원 증가하고, R&D 비용은 100억원 증가했다”고 전했다. 2022년 연간 실적으로는 매출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조7113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에도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 연구원은 “전날 GC녹십자가 제시한 2023년 목표(가이던스)에서 매출은 약 10% 증가하지만 이익 증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발표했다”며 “헌터라제 및 IVIG의 해외 판매 증가가 매출 성장을 이끌겠지만, 비용 증가와 연결 대상인 지씨쎌의 성장 정체로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에 진출해 성장 동력(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혈액 제제 ‘IVIG-SN 10%’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실사 일정이 확정됐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이다. 오 연구원은 “FDA 실사를 거쳐 2023년 하반기에 FDA에 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 중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상포진 백신의 초기 임상 데이터는 내년 상반기 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더믹)과 GSK의 ‘싱그릭스’ 출시 이후 시장성이 높아진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겨냥한 CRV-101은 2상 투약이 끝나 마무리 단계”라며 “3상 시작은 2023년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수두백신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PQ)를 올해 안에 획득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GC녹십자에 대해 목표주가 18만원을 유지했고,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15만원, 16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농협금융지주의 실적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홀로 뒷걸음질했다.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 등 비이자이익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2309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전년(2조2919억원)보다 2.7% 줄었다.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4505억원)가 반영된 수치로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이익은 2조5385억원이었다.농협금융의 실적 부진은 비이자이익 부문 이익이 급감한 결과다. 작년 비이자이익은 6577억원으로 전년(1조7314억원)에 비해 62% 감소했다. 수수료 이익도 같은 기간 1조8147억원에서 1조4188억원으로 줄었다.농협금융은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해 4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이를 통해 대손충당금 적립률(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전년(187.49%)보다 63.63%포인트 상승한 251.12%를 기록했다.기업대출 중심으로 대출 자산을 확대하면서 농협금융의 이자이익은 9조5559억원으로 전년(8조5112억원)보다 12.3%(1조447억원) 증가했다. 주력사인 농협은행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에 힘입어 1조718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1조5556억원)보다 10.5%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작년 말 순이자마진(NIM)은 1.75%로 전년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비은행 계열사 가운데선 NH투자증권의 순익이 주식시장 침체로 전년(9315억원)보다 67.4% 줄어든 3034억원에 그쳤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의 순익은 전년 대비 각각 30.9%와 33.2% 증가한 2170억원과 1147억원으로 집계됐다.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