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순익 3.6조 사상최대
4대銀 이자이익 20% 넘게 증가
금융지주 4곳, 순익 16조 달해
최근 예대금리차 확대 비판에
지주사 "배당 늘릴 것" 달래기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33조원 가까운 이자이익을 거뒀다.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20% 넘게 늘면서 모기업인 4대 금융지주도 16조원 가까운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더디게 인상해 예대마진을 늘려 이익을 챙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권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나은행 순이익 1위 차지
하나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6257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3조5261억원)보다 2.8%(996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20%(1조4826억원) 늘어난 8조9198억원에 달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금리 인상 효과로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의 작년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96%와 1.74%로 전년 대비 0.25%포인트와 0.27%포인트 높아졌다. 수수료 이익 등 비이자 이익은 1조7445억원으로 전년보다 6.4%(1189억원) 줄었다.
주력사인 하나은행은 ‘리딩뱅크(1등 순이익 은행)’에 올랐다. 하나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23.3%(5988억원) 증가한 3조1692억원에 달했다. 신한은행(3조450억원) 국민은행(2조9960억원) 우리은행(2조9198억원)보다 많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업금융과 외국환,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사업역량이 시너지를 내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결산 배당금은 주당 3350원(중간배당 800원 포함)으로 결정했다.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으로 지급하는 금액)은 27%다. 연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금리 오르자 이자수익 ‘껑충’
4대 은행의 작년 합계 이자이익은 32조7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전까지 사상 최대였던 2021년(27조905억원)보다 21.1%(5조7044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이 1년 전보다 20.2% 늘어난 9조291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8조2052억원(24.1%), 하나은행 7조6087억원(23.7%), 우리은행 7조4177억원(25.3%) 순이었다.
이자이익이 급증한 것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연 3.25%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한은이 집계하는 잔액 기준 은행 예대금리차는 2021년 12월 2.21%포인트에서 작년 12월엔 2.55%포인트로 커졌다. 하지만 은행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빨리 올리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4대 은행의 ‘이자 잔치’로 모기업인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4대 금융지주의 작년 합계 순이익은 15조8506억원으로 이전 최대였던 2021년(14조5429억원)보다 8.9%(1조3077억원) 증가했다.
비은행 사업 확대로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던 4대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오히려 심해졌다. KB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8.8%에서 작년 67.9%로 높아졌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은행 순이익 비중이 62.1%에서 65.6%로 올라갔다. 하나금융(87.4%)과 우리금융(83.9%)도 은행 의존도가 커졌다.
미국 중앙은행(Fed) 고위 관계자들이 8일(현지시간) 일제히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톱’을 드러냈다. 시장이 전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메시지로 받아들인 것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잡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Fed 인사들의 강경한 어조에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금리 인상 계속된다” 한목소리‘Fed의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 정책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상 의지를 강조했다.그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제약적인 통화 정책을 몇 년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최근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이 시작됐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만 시장이 의미를 부여하자 Fed의 매파 기조를 재차 확인시킨 것으로 분석된다.윌리엄스 총재는 최근 둔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현시점에서 금리 인상폭은 0.25%포인트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Fed는 지난해 6월부터 4회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이어간 후 12월 0.5%포인트, 올 들어 0.25%포인트로 인상폭을 줄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점도표(Fed 인사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것)가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Fed 인사들은 올해 말 금리가 연 5~5.25%로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금리가 연 4.5~4.75%인 것을 감안하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도 이날 한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예상보다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과의 긴 싸움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 리사 쿡 Fed 이사도 “금리 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는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이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많지 않다”며 “우리가 더 많은 일(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지나친 시장 낙관론에 경고‘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 Fed가 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연이은 매파적 발언에 시장은 움츠러들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0.6%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1%, 1.7% 내렸다.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주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구인난이 여전하다는 해석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 29일~이달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발표했다. 9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전주(18만3000건)보다 1만3000건가량 늘었고, 시장 추정치(19만 건)보다 많았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2주일 이상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약 169만 건으로 전주(166만 건)보다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해고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노동시장은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노동시장 강세가 Fed의 매파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3조6257억원을 시현했다고 9일 발표했다. 전년(3조3261억원)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주된 실적 호조 요인으로는 이자이익 증대가 꼽힌다. 이자이익(8조9198억원)과 수수료이익(1조7445억원)을 합친 핵심 이익은 전년(1조3636억원) 대비 14.7% 늘어난 10조66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96%, 자기자본이익율(ROE) 10.28%, 총자산이익률(ROA) 0.67% 등을 기록했다.기업 대출자산과 외환 이익도 증가했다. 외환매익은 전년(4778억원) 대비 1246.7% 증가한 5161억원, 수출입 등 외환수수료는 같은 기간(1458억원) 37% 늘어난 2071억원을 달성했다.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누적 기준 1조1135억원 규모의 충당금 등 전입액을 적립했다. 그룹 대손비용률은 0.29%로 나타났다. 지난 4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4%로 직전 분기보다 0.01% 줄었다. 부실 대출을 털어내기 위해 충당금을 활용 가능한 비율(NPL 커버리지 비율)은 전 분기(175.7%)보다 12.1%포인트 증가한 187.8%를 기록했다.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2조5704억원)보다 23.3% 증가했다. 이자이익(7조6087억원)과 수수료이익(7712억원)을 포함한 은행 핵심이익은 8조3799억원으로 같은 기간(6조8708억원) 대비 22% 늘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212.1%로 전 분기 대비 4.8%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1%, 연체율은 0.2%를 기록했다.2022년 기말현금배당을 보통주 1주당 2550원으로 결정됐다. 중간 배당 800원으르 포함한 총현금배당은 3350원으로 내달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그룹 연간 배당 성향은 27%, 2022년 종가 기준 배당 수익률은 약 8% 수준이다.연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진행할 방침이다. 그룹 총주주환원율 목표는 50%다.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이 30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전년보다 이자이익 20% 넘게 급증해서다.기준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더디게 인상하는 식으로 예대마진을 늘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대금리차 확대에 '이자이익' 껑충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이자이익은 국민은행 9조2910억원, 신한은행 8조4775억, 우리은행 7조4177억원이다.이날 오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하나은행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7조원대 이자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4대 은행의 작년 이자이익은 32조원에 달한다. 2021년(27조905억원)과 비교해 20%가량 늘어난 수치다.이 같은 은행의 최대 실적으로 모기업인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6조원을 웃도는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실적 발표를 앞둔 하나금융도 2021년 순익(3조521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역대 최대였던 2021년(14조5429억원)에 비해서도 10% 이상 증가했다.4대 금융지주 모두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은행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식시장 부진 등으로 계열 증권사의 수수료 이익 등이 급감한 탓이다.우리은행의 이자이익 전년 대비 증가율이 25.3%로 가장 컸고 국민은행(20.2%) 신한은행(16.3%) 순이었다.은행권 예대금리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은행 잔액 기준 평균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1년 12월 2.21% 포인트에서 작년 12월엔 2.55%포인트로 0.34% 포인트 확대됐다. ○새해에도 예금금리는 떨어져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이후 대출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한 이후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대출)을 제외한 국내 17개 은행(산업·한국씨티은행 제외)의 가계부문 평균 예대금리차는 1.73%포인트로 작년 12월(1.63%포인트)보다 0.1%포인트 커졌다.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 이후 은행들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서도 예금금리 하락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보다 낮은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48%, 농협은행의 ‘올원e예금’은 연 3.36%로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은행예대금리차만 확대해 은행들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