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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가 다음달 초쯤 국내 출시될 전망이다. 당장 결제시장 점유율이 10%에 불과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이 변수로 꼽힌다. 하지만 결제 인프라만 갖춰지면 삼성페이처럼 국내 간편결제업계를 잠식할 '메기'라는 점에 큰 이견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사 뿐 아니라 카드사앱의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8일 앱 데이터 분석회사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iOS 이용자중 간편결제앱 이용자 비중은 46.6%다. 전체 iOS 사용자가 1432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658만명의 iOS 사용자가 간편결제앱을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애플페이의 직접적인 이용자층이 될 전망이다. 간편결제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의 간편결제 이용 비중보다 일반적으로 낮다"며 "애플페이의 도입으로 iOS 사용자가 간편결제앱을 이용하는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당장은 안드로이드에서만 이용 가능한 삼성페이보다는 iOS 사용자 비중이 큰 간편결제앱의 사용자 감소로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앱마다 iOS 사용자 비중은 통상 30% 수준이다. 지난달 간편결제앱 가운데 비씨카드의 페이북(217만명)이 보유한 iOS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가장 많았고, 신한플레이(201만명)과 KB페이(188만명)·카카오페이(139만명)·페이코(111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만큼의 파급력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페이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작년 기준 연평균 1545만명에 달했다. 안드로이드로만 이용 가능한데도 안드로이드와 iOS 간편결제앱을 통틀어 압도적인 1위였다. 2021년 대비 8.5%(122만명) 증가하면서 2위 그룹인 페이북(657만명)이나 신한플레이(642만명), KB페이(442만명) 등과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iOS 간편결제앱 사용자들을 묶어두려면 그간 축적한 '플랫폼' 역량이 중요할 것"이라며 "카드사들도 단순히 애플페이에 맞서기보다 현대카드처럼 애플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카드사들의 수수료 실적은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페이의 경우 삼성전자 측이 카드사들에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애플은 결제액의 0.1%~0.15%를 수수료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령 연 매출액 3억원 이하 신용카드 가맹점이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0.5%인데,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 5분의 1 이상을 애플이 가져가는 셈이다. 개당 20만원 가량의 NFC 단말기 보급 비용을 카드사들이 내야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수는 290만개에 달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