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7일 오전 10시29분

공모주 시장에서 네 차례 연속 ‘따상’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초 컬리, 케이뱅크 등 ‘대어’들이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면서 쪼그라들던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 '따상' 행진…꿈틀거리는 IPO 시장

‘품절주’ 된 스튜디오미르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 주가는 상장 첫날인 7일 따상으로 장을 마감했다. 따상이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스튜디오미르는 공모가(1만9500원) 대비 두 배인 3만9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곧바로 가격제한폭(30%)인 5만700원까지 올랐다.

이날 거래된 주식은 53만여 주로 유통 가능한 주식(108만 주)의 절반 수준이었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파는 사람이 없다 보니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장기 계약을 맺어 애니메이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 투자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마케팅 관리 솔루션 기업 오브젠은 이날 공모가(1만8000원)의 네 배 이상인 7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는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했고 이후 주가가 계속 올랐다. 투자 수익률만 317%에 이른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 미래반도체도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공모가(6000원)의 세 배 이상인 2만155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에 주식을 받았다면 수익률은 259%다. 지난 3일 상장한 2차전지 부품업체 삼기EV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38 대 1로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따상에 성공했다.

대형주까지 온기 퍼질지 주목

전문가들은 중소형 새내기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매력적 공모가와 적은 유통 물량을 꼽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시장 침체로 기업들이 자진해 공모가를 낮추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하로 덩치가 작은 데다 유통 물량이 20~30%대로 적어 주가가 오르기 쉽다는 점도 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다만 대형주까지 온기가 퍼지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는 이날 수요예측을 시작한 올해 첫 ‘대어’ 오아시스가 IPO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새벽배송 업체 중 처음으로 증시 입성에 도전하는 오아시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1597억~2068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시가총액은 9700억~1조2500억원으로 제시했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구주 매출이 30%에 달하는 오아시스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IPO 시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며 “오아시스의 성패에 따라 하반기 대어들의 상장 일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