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구내식당 옆에 전시된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제공
직장인들이 구내식당 옆에 전시된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제공
유엔 환경 프로그램에 따르면 세계 식량 생산량의 3분의 1인 13억t은 매년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7500억달러(약 940조원)에 달한다. 국내 1위 단체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가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이다.

“버려지는 자원 최소화”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올해부터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을 본격화한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푸드와 업그레이드, 리사이클링의 합성어다. 식품 제조 및 상품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나 부산물 등 상품 가치가 낮은 자원을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식품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9000여 곳의 고객사에 매일 100만 식 이상의 식사를 제공하는 삼성웰스토리는 사내 식당 메뉴와 식자재를 준비하는 과정에 푸드 업사이클링을 적용해 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과정에서 고객사와 소비자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자연스럽게 동참시킬 계획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20년부터 업사이클 푸드 브랜드 ‘비요미’를 운영하고 있다. 비요미 프로젝트는 삼성웰스토리의 임직원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아이디어 클라우드’에서 시작됐다. 맛과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외형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판로를 찾지 못하는 ‘B급 농산물’을 주스와 선식 형태의 업사이클 푸드로 재탄생시킨 게 비요미의 시작이다.

최근에는 B급 농산물 가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농산물 가공 부산물을 활용해 업사이클 푸드를 만들고 있다. 두부 비지를 활용해 제조한 프로틴 스낵이 대표적이다. 그간 두부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비지는 활용도가 낮아 대부분 버려졌지만, 삼성웰스토리는 비지가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협력사인 에스앤푸드와 손잡고 비지를 재활용해 만든 프로틴 스낵은 가치 소비와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의 한 고객사 사내 식당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 이 프로틴 스낵은 한 달 만에 7만여 개가 팔려나갔다.

성장하는 업사이클 푸드 시장

해외에선 이미 푸드 업사이클이 성장 사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530억달러(약 66조원)였던 세계 업사이클 푸드 시장 규모는 2032년 833달러(약 10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선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도 나왔다. 도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르마니 리스토란테’는 푸드로스뱅크와 협력해 일본 전역에서 폐기 예정인 못난이 농산물을 공급받아 일곱 가지 메뉴의 코스 요리를 내놔 화제가 됐다. 영국의 양조장 ‘투 라쿤스 와이너리’는 슈퍼마켓에서 버려진 과일과 채소 등으로 1만 병의 와인을 만들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국내에도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푸드 업사이클링 바람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