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 홈페이지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의 비접촉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마침내 국내에 상륙한다. 서비스 개시 시점은 다음달 초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여신금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해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애플과 손잡고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준비해왔다. 애플페이는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를 통과했지만 해외 결제망을 이용한 국내 결제를 허용할지 여부를 두고 금융당국의 법적 검토가 길어지면서 출시가 지연됐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쓰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의 국제 표준인 EMV 방식은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도 쓰고 있는데 한국에서만 안 된다면 어불성설"이라며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도 "카드사는 애플페이 관련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향후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를 통해 일반 사용자의 결제 편의성이 제고되고, NFC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결제 서비스의 개발과 도입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통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개시일은 다음달 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 발급 카드도 애플페이에 등록하고 결제가 가능하도록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하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단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NFC 단말기를 갖춘 곳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아직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정도에 그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현재 전국 편의점과 코스트코, 이디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등 대형 가맹점은 NFC 단말기 구비를 이미 마쳤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도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과 동반성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NFC 단말기를 설치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서비스 개시 전까지 다른 가맹점에도 NFC 결제를 위한 단말기 설치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현대카드 이용자는 누구나 애플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고 NFC 결제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당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전용 카드'를 만들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카드 종류에 관계 없이 등록 가능하도록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삼성페이 메리트' 약해진다

애플페이 상륙에 따라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해온 삼성페이의 점유율에도 장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 폰만 있으면 카드 없이도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했던 것처럼 아이폰 사용자도 애플페이로 간편결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단 NFC 결제 단말기 보급률이 낮아 당장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애플페이 이용자에게 불편 요소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둘 다 비접촉 간편결제 서비스지만 이용하는 기술이 서로 다르다. 애플페이는 NFC 방식만 지원하는 반면 삼성페이는 NFC 방식과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최신 단말기가 필요한 NFC와 달리 삼성페이의 MST 방식은 옛 마그네틱 카드를 긁어서 결제하는 기존 단말기에서도 비접촉 결제가 가능하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