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역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거의 반토막 났고, 대(對)중국 수출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는 무역적자가 연초부터 심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554억6000만달러) 대비 16.6% 줄었다. 수입은 589억5000만달러로 2.6%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26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 감소는 2020년 5월(-23.7%) 후 2년10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4개월 연속 수출 감소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가 뼈아팠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60억달러에 그치면서 작년 동월(108억달러)과 비교해 44.5% 급감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 영향으로 5개월째 감소세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감소액(48억달러)은 전체 수출 감소액의 52%를 차지했다.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36.0%), 철강(-25.9%), 석유화학(-25.0%) 수출도 글로벌 수요 둔화의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반면 선박(86.3%), 자동차(21.9%), 석유제품(12.2%), 2차전지(9.9%) 수출은 선전했다.
對中 수출 31% 줄어…8개월째 내리막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연료비 탓 에너지 수입액은 늘어
지난달 무역적자는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 감소 여파가 컸다. 대중 수출은 31.4% 줄어들며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D램 등 주요 제품 가격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수출 감소폭을 키웠다. 대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46.6%나 줄었다. 대중 무역수지는 39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9.8%), 미국(-6.1%)으로의 수출액도 줄어들었다.
국제 연료비 상승으로 에너지 수입액 증가가 전체 수입액 상승을 견인하는 상황도 계속됐다. 지난달 3대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157억9000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6.8%를 차지했다. 지난달 126억9000만달러 무역적자는 기존의 월간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8월(94억3000만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무역적자가 11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에서 “1월 무역적자는 동절기 에너지 수입 증가 등 계절적 요인과 반도체 수출단가 급락, 중국 경제활동 차질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하에 같은 날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긴급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인천시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러·우전쟁,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지난해 인천지역의 수출 실적이 54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역대 최대 수출실적이다. 2021년 460억 달러에 비해 18% 늘어난 규모다.인천 수출 1위 품목은 반도체다. 반도체 분야 수출은 지난해 대비 37.8%가 증가한 16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천시 전체 수출의 약 30.9%에 달한다. 수출 비중이 큰 후공정(패키징)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실적 증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시는 지난해 6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관내 중소기업 3286개 사에 해외 판로개척과 수출 인프라 확충 등 수출역량 강화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동남아 및 일본, 인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에 102개 기업을 해외시장 개척단으로 파견하기도 했다.시는 올해도 ‘중소기업 수출 지원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해 총 6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해외 판로개척, 수출 인프라 확충, 중국 마케팅 지원 등 3개 분야 38개 사업을 협력 기관과 협업해 관내 중소기업 3395개 사를 지원할 계획이다.조인권 시 경제산업본부장은 “시 중소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수출 지원사업을 탄력 있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인천=강준완 기자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가 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막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에선 138개 공공기관의 채용설명회, 인사담당자 토크콘서트, 모의토론면접 등이 2일까지 이어진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년구직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부스에서 면접자의 질문이 자막으로 보이는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업을 희망하는 고등학생들을 만나 격려 하고 있다./ 임대철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적자는 126억9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 규모를 기록했다. 적자폭은 사상 처음으로 세 자릿수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1월 무역적자 적자는 동절기 에너지 수입 증가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단가 급락,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활동 차질 등 요인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계절적으로 무역수지가 가장 나쁜 달이 1월인 데다 반도체와 중국 변수 등 악재가 겹쳤다는 설명이다. 추 부총리는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과 원팀이 돼 수출·수주 드라이브에 모든 정책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방산·원전·인프라의 수출금융 지원목표를 작년 9조3000억원에서 올해 20조원 플러스 α로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방산·원전 프로젝트 참여기업에 대해선 신속 무역보증 제도를 도입한다. 방산 거점 무역관도 작년 20개에서 올해 31개로 50% 이상 확대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성과 관련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