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솔 제외 매출 30조원…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수익성 감소
올해 양극재 출하 50%↑…설비투자 4조원 계획, 엔솔 지분 매각은 안해
LG화학 작년 영업익 40% 감소…엔솔 덕에 매출 50조 첫 돌파(종합2보)
LG화학이 작년 배터리 등 신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50조원을 돌파했다.

LG화학은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2조9천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4%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51조8천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증가했다.

LG화학의 매출이 5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순이익은 2조1천955억원으로 44.5% 줄었다.

첨단소재 사업과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으로 매출이 확대됐으나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천9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5% 줄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3천339억원을 42.7% 밑도는 수준이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3조8천523억원과 59억원이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은 4분기에 영업손실 1천660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시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기보수(TA), 화물연대 파업 등이 겹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4분기 기회손실 비용을 TA 효과 약 1천200억원, 화물연대 파업 약 200억원 등 총 1천400억∼1천5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LG화학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전지소재 사업이 확대되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전사 매출 증대, 연결 기준 6조4천억원의 견조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로 연결 기준 작년 매출 25조5천986억원, 영업이익 1조2천1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30조9천억원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32조2천억원이다.

LG화학 작년 영업익 40% 감소…엔솔 덕에 매출 50조 첫 돌파(종합2보)
올해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기존 제품의 저탄소화, 고부가 사업 강화, 지속가능한 신사업 육성 등을 지속할 예정이다.

지난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 증가, 유가 상승, 수요 침체의 '3중고'로 석유화학 사업 환경이 악화했으나 올해는 시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변기대 석유화학 경영전략 상무는 "올해 공급 과잉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3월 중국 양회 전후로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하면 좀 더 빠른 '바텀아웃(바닥 탈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첨단소재 부문에서 양극재 출하 물량 50% 이상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 등을 통해 전사 차원의 성장 기조와 미래 준비를 위한 발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영석 첨단소재 경영전략 부문담당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하이니켈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양극재 생산 안정화 등 원가 경쟁력 강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며 "글로벌 셀 업체 등과의 협력체계 공급 조건도 논의 중이며, 올해부터 고객 다변화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생명과학부문에서는 아베오 인수를 통해 올해 매출 1조2천억원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작년(3조5천억원)보다 많은 4조원 정도로 예상했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기에 신중하게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지만, 추진하는 3대 성장 동력 사업을 강화하는 투자는 반드시 집행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금 조달은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외에 필요한 부분은 대부분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이라며 "1월에 그 중 1조4천억원은 회사채와 외화자금을 통해 조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보다는 비핵심 자산이나 사업에 대해 자산 효율화를 먼저 추진하고, 이후 모자라는 자금은 시장에서 조달할 예정"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에는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