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1터미널 인근 부지에 2터미널 착공
9300억 들여 20만kL급 저장용 탱크 증설
증설 완료시 국내 민간 LNG 터미널 1위
최정우 "LNG 전략적 활용해 가치 창출"
광양LNG터미널 전경.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남해 방향으로 조금만 더 나아가면 새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거대한 원통들이 보인다. 해외로부터 배로 수송해 온 액화천연가스(LNG)를 대량으로 저장하는 탱크들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05년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이곳에서 LNG 터미널의 상업 운전을 개시했다. 총 5개의 탱크가 한 번에 73만kL(킬로리터) 규모의 LNG를 보관한다. 전 국민이 난방용 가스를 2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저장된 LNG는 천연가스 형태로 다시 기화돼 수요처로 송출된다. 철강사 포스코와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SK E&S, S-Oil 등 4개 회사가 광양 LNG 터미널 내 탱크를 빌려 쓰고 있다. 임대 용량은 55만kL로, 전체 터미널 매출(1464억원‧2022년 기준) 중 대부분(1056억원)이 임대 사업에서 나온다.
포스코그룹의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 LNG 터미널을 운영해 온 포스코에너지를 올해 초 흡수합병했다.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LNG 저장 용량을 2030년 314만kL까지 늘리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국내 LNG 시장을 선점하고 벙커링, SSLNG(전용 트럭 등을 이용해 도서‧산간 지역에 소량의 LNG를 공급하는 사업) 등 신규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광양 제1터미널 내 마지막 탱크인 6호는 2021년 1월 첫 삽을 떴다. 내년 6월 준공이 목표로, 현재까지 진도율은 약 53%다.
광양 LNG 터미널 6호기 탱크 내부 모습.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7일 6호 탱크의 공사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6호는 5호와 같은 20kL 용량이다. 1‧2호는 10만kL, 3‧4호는 16만5000kL로, 점차 부피를 키웠다. 지름 90.4m, 높이 55.8m의 거대한 탱크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는 온통 고동색이었다. 포스코그룹이 독자 개발한 고(高)망간강이 내뿜는 색이다. 고망간강은 철에 망간(Mn)을 3~27% 첨가한 신개념 강종이다. 영하 196℃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깨지지 않는다. 영하 162℃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LNG를 저장하기에 충분한 셈이다. 1~4호에 적용된 9%니켈(Ni)강보다 가격도 50%가량 저렴하다. 서기식 터미널건설추진반장은 “5호 준공 후 3년째에 정밀 점검을 진행한 결과 고망간강이 큰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존 LNG 터미널 인근 34만8041㎡ 너비 부지에 제2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다. 우선 20만kL급 탱크 2기(7·8호)를 먼저 짓는다. 2025년까지 탱크 개수를 8개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광양 LNG 터미널의 LNG 저장 용량은 133만kL로 늘어난다. 전 국민이 40일간 사용할 수 있는 난방용 가스와 맞먹는다. 포스코에너지와의 흡수합병 이후 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이 회사는 LNG 탱크 증설에 9300억원을 붓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증설이 완료되면 광양 LNG 터미널은 국내 민간 1위이자, 전 세계 11위 터미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광양 LNG 터미널 전경.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아시아 10위권 에너지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으로 LNG의 탐사‧생산부터 수송‧트레이딩, 저장, 발전‧판매에 이르는 전 밸류체인이 확보됐다. 국내 에너지 회사 중 유일한 성과다. 회사는 미드스트림(mid-stream)에 해당하는 LNG 터미널 증설뿐 아니라, 미얀마‧호주 등지에서의 천연가스 개발(업스트림‧up-stream), LNG 발전‧판매 및 LNG 선박 시운전(다운스트림‧down-stream) 등 사업 단계별로 수익성 강화에 매진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2030년까지 해외 가스전에서의 천연가스 생산량을 1.6TCF(천연가스 계량 단위, 조 입방피트)에서 2.5TCF로, LNG 거래량은 32만t에서 1200만t으로, LNG 발전량은 3.6GW(기가와트)에서 6.7GW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0.1GW에서 2.4GW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양 터미널에서도 제2터미널 내 탱크를 4개 더 증설해 LNG 저장 용량을 213만kL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31일 오후 열린 제2터미널 착공식에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을 비롯한 포스코그룹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등도 자리했다. 최 회장은 “제2터미널은 대한민국 산업에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LNG의 전략적 활용을 통해 기업과 지역사회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증설 기간 건설 부문에서 일평균 6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이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차세대 음극재로 각광받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 생산을 본격화한다.포스코홀딩스는 1월 27일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술을 보유한 자회사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원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오는 6월 경북 포항 영일만산단에 연산 45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1단계 생산 설비 착공에 들어간다. 2024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리튬 이온 전지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는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를 4배 정도 높일 수 있어 전기차 주행 거리 향상과 충전 시간 단축에 핵심인 차세대 음극재다.이 때문에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들은 실리콘 음극재 함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 3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5% 미만인 실리콘 음극재 함량도 2025년에는 10% 이상, 2030년에는 2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세계 최초로 2차전지 소재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은 음극재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차세대 실리콘음극재 사업 추진을 위해 2022년 7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업체인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고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RIST의 기술 역량과 포스코케미칼의 생산 노하우를 결집하는 등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발빠르게 생산 설비 투자 준비에 들어갔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2030년까지 연산 2만5000톤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실리콘 음극재 연속 생산 기술을 통해 타업체 대비 높은 생산성이 강점으로 꼽힌다.포스코그룹은 이번 실리콘 음극재 생산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천연흑연, 인조흑연 및 실리콘 음극재까지 음극재 분야에서 모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풀 라인업을 갖추고 향후 2차전지 소재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포스코홀딩스는 리튬, 니켈 원료사업 확장을 통해 기존 양극재, 음극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 이와 함께 실리콘 음극재, 고체 전해질, 리튬 메탈 등 다양한 차세대 친환경 소재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향후 전개될 차세대 배터리 소재 영역에서의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정부가 최근 난방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동절기 에너지 지원 금액을 2배 인상한다.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15만2000원인 동절기 에너지 바우처 지원 금액을 30만4000원으로 2배 인상하고, 9000원~3만6000원인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가스요금 할인액을 1만8000원~7만2000원으로 2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산업부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급등한 천연가스 가격으로 인해 인상된 동절기 난방비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층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가스요금과 유류비 인상 등으로 인해 급등한 난방비 문제는 설 연휴 이후 민심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지난해 인상했던 도시가스 요금과 열 요금이 최근 난방비 고지서에 본격 반영되면서 난방비 폭탄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2022년 12월 관리비 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폭등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LNG 가격은 MMBtu(열량 단위) 당 34.24달러로 전년(15.04달러) 대비 128% 올랐다. 국내 LNG 수입 물량은 1년 전보다 1% 올랐지만, 수입액은 31조원에서 61조원으로 단가가 2배나 뛰었다.LNG 가격이 치솟으면서 1년 새 열 요금(난방·온수)도 3차례에 걸쳐 40%가량 급등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주택용 열 요금은 지난해 3월 말 메가칼로리(Mcal)당 65.23원에서 4월 66.89원,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3차례 오르며 약 38% 인상됐다.난방비 폭탄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는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공공요금이 급등했다며 정권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그동안 공공요금 인상을 억누르고 탈원전 정책을 펼친 탓이라고 맞서고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난방비 폭탄과 관련해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면서 재원 확보 방안으로 고유가로 실적 호조를 보인 정유사를 대상으로 '횡재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올겨울 ‘난방비 폭탄’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에 연동하는 도시가스 요금이 급등하면서 이달 들어 가정마다 난방·온수비가 많게는 전달 대비 수십만원씩 늘어났다. 도시가스 요금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커 가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NG 수입 물량은 4639만4832t으로, 전년(4593만1842t) 대비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54억5278만달러(약 31조5000억원)에서 500억2218만달러(약 62조원)로 두 배로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6월 t당 762.07달러였던 LNG 수입 가격이 같은 해 12월 1255.04달러로, 반년 새 64.7% 급등했기 때문이다.LNG 수입단가 급등은 도시가스 요금을 끌어올렸다. 이달 서울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1원으로, 전년 동기(14.2243원) 대비 38.4% 올랐다. 정부는 소비자가 내는 도시가스 요금이 1년 새 월평균 1만1390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인 데다 한파로 난방·온수 사용량이 늘면서 예상보다 가스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주택마다 설치된 보일러로 난방하는 개별난방 방식과 달리 중앙·지역난방은 난방비 인상폭이 훨씬 크다.작년 말부터 LNG 국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올해 도시가스 요금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LNG 국제 가격을 시차를 두고 반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LNG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미수금(영업손실)이 9조원에 이를 정도로 재정 상태가 나빠졌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