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FC-BGA 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FC-BGA 신공장 구축을 앞두고 글로벌 고객 확보를 위한 영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반드시 FC-BGA를 글로벌 1등 사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네트워크, 자동차 등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고성능 반도체에 주로 쓰인다. 기술 난도가 높아 ‘기판계의 에르메스’로도 통한다.
LG이노텍은 최근 구미 FC-BGA 신공장에서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 신공장은 지난해 6월 LG전자로부터 인수한 총면적 22만㎡ 규모에 구축 중이다. AI, 로봇, 무인화, 지능화 등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집약한 스마트공장이 기본 콘셉트다. 올해 4분기께 본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신공장에서 본격 생산을 시작하면 FC-BGA 시장을 공략하는 데 힘이 실릴 전망”이라며 “네트워크·모뎀, 디지털TV용 FC-BGA뿐 아니라 PC·서버용 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이달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도 FC-BGA 시제품을 전시했다. 기판소재 사업에서 50년 이상 쌓은 기술을 FC-BGA 개발에 적극 활용하면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 주도했다.
업계에선 LG이노텍이 FC-BGA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 성장성이 크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FC-BGA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급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클라우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서버, PC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 기판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어서다.
일본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는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가 지난해 80억달러(약 9조8800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0조2540억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창과 방패의 싸움.’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가 만든 콘텐츠를 잡아내는 AI 기술이 나왔다. 챗GPT를 활용해 논문을 작성하는 등 각종 논란이 커지면서다. 챗GPT 같은 이른바 ‘생성 AI’ 기술이 사람을 속이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챗GPT가 공정한 평가 막아”3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의 크리스토퍼 매닝 교수와 첼시 핀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지난 26일 챗GPT의 바탕인 AI 언어 모델 GPT3로 만들어진 문장을 찾아내는 기술(디텍트GPT)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GPT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해 과제를 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선생님은 학생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하정우 네이버 AI랩 소장은 “생성 AI를 잡아내는 AI 모델이 업계의 구루(스승)급 연구자로부터 나왔다”며 “의미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전병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거대 언어 모델에 대한 탐지도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지만, 앞으로 초거대 AI 모델에서 쓰일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스탠퍼드대 연구팀의 디텍트GPT는 챗GPT 등 생성 AI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나온 기술이다. 생성 AI는 뛰어난 성능이 오히려 논란이 되고 있다. GPT3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 과정의 필수 교과목인 ‘운영관리’ 기말시험에서 B학점을 받았다. 챗GPT는 미국 의사면허시험의 모든 과목에서 50% 이상의 정답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AI 이미지 생성기인 미드저니가 만든 미술 작품은 지난해 콜로라도주 미술대회에서 1등에 올랐다.AI 간 전쟁의 서막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뉴욕시 교육부는 최근 모든 공립학교에서 챗GPT 사용을 금지했다. 국제기계학습학회도 AI 도구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IT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만든 결과물을 제대로 평가하는 데 AI가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콘텐츠를 찾아내는 디텍트GPT 같은 기술의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AI 대 AI의 싸움은 과거에도 있었다. AI로 사진, 동영상 등을 조작해 사람 얼굴 등을 바꿔치기하는 기술인 ‘딥페이크’가 여론 조작과 인권 침해 등으로 악용되자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은 2020년 상금 100만달러를 걸고 딥페이크를 감지하는 AI 기술을 찾았다.지난해에는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AI 스피커 등의 도청을 원천 차단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국방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을 AI로 막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AI 간 공수 대결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해킹과 해킹을 막는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것처럼 관련 AI 기술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앞으로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AI 챗봇 이루다의 개발사인 스캐터랩의 이주홍 리서치팀 리드는 “AI가 만든 콘텐츠를 찾아내는 기술이 당장은 연구할 가치가 있겠지만, AI를 활용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AI가 생성했는지 여부에 관심을 두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김주완/최다은 기자 kjwan@hankyung.com
음원주가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탔다. 문자를 음악으로 바꿔주는 구글의 뮤직LM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음원업체 주가가 급등했다.30일 NHN벅스 주가는 19.73% 상승한 8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니뮤직은 12.94% 급등한 4540원, 드림어스컴퍼니는 3.20% 오른 3870원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는 각각 벅스, 지니, 플로를 운영하고 있다.구글 연구팀은 지난 26일 뮤직LM 개발 과정을 설명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뮤직LM은 ‘우주에서 길을 잃은 경험’ ‘베를린의 1990년대 테크노’ 같은 문구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음악을 생성할 수 있다. 휘파람을 불거나 멜로디를 흥얼거리면 다양한 악기 구성으로 멋진 음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뮤직LM은 지난해 11월 구글의 AI콘퍼런스에서 기본 개념이 처음 소개됐다. AI가 음악을 만드는 기술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지만 구글이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오픈AI의 챗봇(채팅 로봇) 챗GPT에 못지않은 ‘음악계의 챗GPT’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테크크런치는 “구글은 표절 등의 윤리적 문제를 우려해 뮤직LM을 당장 출시한 계획은 없다”고 보도했다. 국내 AI 챗봇 관련 기업들 주가도 이날 강세를 이어갔다. 코난테크놀로지(29.93%)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마인즈랩(21.45%) 플리토(19.48%) 솔트룩스(12.06%) 인포뱅크(11.44%)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디지털 혁명의 핵은 AI(인공지능)와 로봇이다. AI는 인간이 하는 일 중에 프로세스를 정할 수 있는 일은 모두 AI가 대신할 수 있다. 로봇은 AI가 하는 일 중에 '필요한 행동' 거의 모두를 로봇이 하게 된다. 무인 자동차, 드론, 나노 로봇, 산업용 로봇, 가사 도우미 로봇 등 움직이는 모든 것이다.미국 로봇 전문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는 실제 복잡한 건설현장에서 무거운 공구 가방을 들고 비계(飛階) 사이에 임시 다리를 만드는 등 고난도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현재 벌어지는 일이고 수년 내 그렇게 세상은 바뀐다. AI와 로봇 시대 그 서막을 챗 GPT가 열었다. ▲ 초거대 AI 챗(chat) GPT, 진화한 디지털 시대 대중화 시작 챗 GPT는 무엇인가? 챗 GPT는 사용자가 질문하면, 인간이 알고 표현한(언어, 기록) 방대한 데이터를 머신 러닝을 통해 알고리즘으로 정리하여 답변해 준다. 단순히 인터넷의 여러 정보를 짜깁기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창작물을 만들어내거나, 프로그래밍 코드를 만들 수 있다. 만물박사 비서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챗 GPT인 만물박사를 통하여 다시 살을 붙여 모인 데이터는 AI를 더 고도화한다. 이에 따라 인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큰 변화가 온다. 권력과 부도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챗 GPT는 미국의 Open AI라는 회사가 2022년 12월 1일 공개한 대화를 하는 인공지능 챗봇이다. 챗봇(Chatter robot)은 메신저에 채팅을 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하듯 답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ing Transformer(생성 사전 훈련 변환기)"의 약자다. 생성 AI 일종이다.이번에 공개한 챗 GPT는 GPT-3.5 언어 기술을 사용한다. 2018년에 처음 GPT-1이 출시된 이후 GPT-2, GPT-3, GPT-3.5까지 버전을 높여왔다. ▲ 실제 해보니 놀랍다.예를 들어 "칼럼니스트 박대석의 칼럼 성향을 분석해 주시지요." 라는 질문을 하면 약 5초 정도안에 또박또박 답변을 해준다. 내용과 함께 술술 읽히도록 문장력도 좋다. 난해한 질문도 척척이다.또 예를 들면 "ai와 로봇이 인간사회 직업을 다 잠식하나요? "라는 질문에는 AI와 로봇을 대변하듯 답변을 한다. 놀랍다. 구글과 네이버 등 단순 검색 시대에서 이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AI 지식제공 시대로 변한 것이다. ▲ 수정하며 고도화하고 완결성 높이는 중현재 챗 GPT의 시범 서비스 수준을 보고 아직 불완전하다는 평을 하면서 현실을 부정하는 지식인들의 의견이 종종 보도되고 있다.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편견이다. 제기된 챗 GPT 주요 문제인 정보의 정확성, 편견은 단기간 안에 대중의 검증을 거치면서 고도화하며 완결성을 높이게 된다.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는 AI 걸음마 단계였고 또 초거대 AI도 아니었다.오픈 AI의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은 꾸준히 트위터를 통해 오픈 AI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최근에는 챗 GPT의 일부 정보 오류 등에 대하여 “챗 GPT의 역량은 아직 제한적이다. 아직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재밌고 창의적인 영감을 받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사실 확인 등을 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권력과 부의 이동에도 큰 영향 줄 것아무튼 현재 인간이 편하고 좋다고 판단하여 사용한 제도들이 하나씩 빨리 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돈과 권력이 움직이는 일은 당연한다. 당장 교육현장에서 사용하는 학생들의 논문, 과제, 보고서 등의 평가방법은 전면 개편해야 한다.챗 GPT를 사용한 과제물은 가려낼 방법도 없다. 엄정한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필기시험 이외에 모든 평가는 예체능 실기처럼 토론과 발표로 해야 한다. 이를 기회로 암기식, 주관식 교육에서 토론 교육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법정 출석 등 실제 행위가 수반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단순한 법률, 세무, 회계, 교육(교수) 등 전문가 수준 이상의 지식 제공은 일시적인 기존 시장 참여자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상용화한다. 현재 챗 GPT 서비스는 무료다.일반인들이 어떤 정보(법 등)가 있는지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몰라서 큰 시장을 독과점하듯 차지하며 밥벌이로 삼은 지식 전문가 시장은 점차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 전문가 집단은 서둘러 다른 수익모델을 알아봐야 할 것이다. 선출 권력도 선거과정에서 챗 GPT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권자가 쉽고 정확하게 후보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노출된 개인 정보관리를 위하여 평소에 평판관리를 잘해야만 한다. ▲ 한국 생성 AI 기업 누가 나오나? 오픈 AI의 경우, 2019년에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와 협력해 'GPT-3.5', '달리' 등을 애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AI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챗 GPT도 클라우드로 서비스할 계획이다.구글도 AI 윤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로 구글클라우드를 통해 자체 초거대 AI '람다', 생성 AI '뮤즈'와 딥마인드의 초거대 AI '스패로우'를 공개할 방침이다. 국내에선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클로바'와 '믿음'을 연내 클라우드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챗 GPT처럼 초거대 AI가 빠르게 정보를 요약·정리해서 사람처럼 답변하려면 AI 모델의 파라미터(매개변수) 수가 최소 1000억 개(100B)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대규모 파라미터 처리를 위해 초거대(하이퍼스케일) 컴퓨팅(CPU·NPU·HBM) 인프라가 필수다.챗 GPT 시장을 석권하면 수십억 명 사용자는 물론이고 인터넷 이용자 실시간 데이터를 쉽게 모을 수 있다. 핀테크 전문가인 리나스밸류나스의 트윗에 따르면 100만 사용자를 모으는데 넷플릭스는 3.5년, 에어비엔비는 2.5년, 페이스북(메타)은 10개월이 걸렸는데 챗 GPT는 단 5일만 필요했다. 미국 투자 리서치 기업 ARK 인베스트는 챗GPT 하루 사용자 수를 1천만명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 한국 생성 Ai 선도적으로 치고 나오도록 정부도 도와주어야, 규제가 아니라...데이터는 돈이고 힘이다. AI 한 개 회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경제와 안보에도 직결하는 문제다.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금의 구글 등과는 비교도 안 된다. 정부는 규제에 우선을 두지 말고 과감하게 국내기업이 챗 GPT 시장을 주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시급하다.증기기관, 전기, 라디오, 인터넷, 백신, 가상화폐 등 인류를 바꾸는 각종 과학 기술과 경제 시스템을 한국이 만든 것은 하나도 없다. 그동안 한국은 베껴서 빨리·싸게·크게 만드는데 주력하여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그러나 디지털 혁명 시대에는 한번 선두 자리를 놓치면 2등 몫은 거의 없다. 글로벌 질서에서 지식 수입국은 지식 생산국처럼 자유롭고 주도적이지 못하며 종속적이다. 이번에 선보인 챗 GPT 서비스는 1998년 '검색'을 무기로 인터넷 시대 풍미한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역사 뒤안길로 보내는 일이다. IT시장의 '게임 체인저'이자 뉴 패러다임이다. 한국이 챗 GPT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 예전처럼 후발주자로 쫓아가서는 안 되고 뒤처지면 따라갈 수도 없다.또 국내 관련 산업은 물론이고 한국 정치, 경제 참여자 모두가 능동적으로 초거대 AI 패러다임에 대처해야 만한다. 하루빨리 정부가 초거대 AI 챗 GPT의 중요성을 알고 현상과 파급효과,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규제가 아니라...<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독자 문의: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