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남기고 파산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채권자 명단이 공개됐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업계뿐 아니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블랙록을 비롯한 금융회사들도 돈을 떼이는 등 전방위적인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도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한영회계법인, 환경부 등이 FTX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었다.

FTX의 파산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 업체 크롤(Kroll)은 홈페이지를 통해 FTX가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제출한 116쪽짜리 채권자 명단을 공개했다. FTX의 실사를 맡은 재무 고문들이 직접 공개한 문서다. FTX의 파산으로 채무를 상환받지 못한 개인 및 기업 명단으로 분석된다. 채권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환경부·김앤장이 왜?…뜻밖의 FTX 채권자
이번 명단에서 주목받은 건 FTX 채권자 명단에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부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두나무와 빗썸, 한영회계법인과 삼일PwC도 FTX의 채권자로 기재됐다. 작년 7월 빗썸의 대주주인 비덴트는 FTX 측과 빗썸 매각 협의를 진행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당시 김앤장을 통해 매각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FTX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도 FTX로부터 빚을 상환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