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80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문제는 4분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영업이익률이 0.3% 선까지 추락했다. LG전자가 내놓은 해법은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다.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고 전장 분야 수주를 늘려 수익성을 지키겠다는 설명이다.

年 80조 매출 LG전자 "신사업·전장부문 키운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83조4673억원, 영업이익 3조551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6% 감소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여파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의 10분의 1 수준인 693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1%를 밑돈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부진 영향이 컸다. HE사업본부가 낸 지난해 영업이익은 54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분기(1872억원)를 제외하고 2~4분기 내내 영업손실을 봤다.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2조2093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1296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VS(전장)사업본부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16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5년 이후 7년 만에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생활가전이나 TV 수요 감소로 기존 주력사업이 부진했지만,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전장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당분간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가전 분야에선 고부가·고성능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전장 분야에서는 글로벌 완성차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 부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에도 나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할 예정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