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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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하루 155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밥 한 공기 수준에 해당하는 양이다. 30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쌀 소비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양곡 소비량 50년 새 3분의 1 토막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kg이었다. 이를 365일로 나눈 하루 소비량은 155.5g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밥 한공기를 짓는 데 필요한 쌀의 양은 150g이다. 밥 한공기의 양은 쌀의 품종이나 개인의 식사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를 토대로 하면 국민 1인당 하루에 밥 한공기 정도만 소비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30년 전인 1992년 112.9kg의 절반 수준이다. 당시에는 쌀 이외의 양곡도 작년보다 3.6kg 많은 11.9kg를 소비했던 것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더욱 큰 것으로 파악된다.

쌀 소비량은 최근 40여년 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63년 105.5kg이었던 연간 소비량은 통일벼 개발 등에 힘입어 1970년 136.4kg 등으로 크게 늘었다가 1984년 이후 감소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지금에 이르렀다.

쌀을 제외한 양곡 소비량도 감소세다. 작년 국민들의 보리쌀·밀가루·잡곡·두류(콩 등)·서류(감자, 고구마 등) 소비량은 8.0kg으로 집계됐다. 밀가루(0.9kg), 잡곡(0.9kg) 소비량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보리쌀(1.6kg)은 증가했다. 이는 보리쌀 소비가 많았던 1963년 82.4kg의 10분의 1수준이다.

쌀과 기타양곡을 포함한 전체 양곡소비량은 64.7kg으로 집계됐다. 30년 전인 1992년(127.9kg)의 절반, 50년 전인 1972년(189.4kg)에 비해서는 3분의 1에 그친다.

'집밥 대신 가공식품' 트렌드도 영향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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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같은 양곡소비량은 가정에서 소비된 것을 기준으로 한다. 쌀을 사서 집밥을 해먹는 대신 햇반 등 가공식품을 소비하는 트렌드도 양곡소비량 감소에 영향을 주고있다는 것이다.

실제 양곡을 활용해 가공식품과 음료 등을 생산하는 사업체의 쌀 소비량은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사업체부문 쌀 소비량은 69만1422톤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떡류 제조업과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조리식품 제조업 등에서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 쌀 소비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 제조업(27.2%)이었다. 레토르트 식품, 냉동식품, 반조리식품 등을 생산하는 업종이다. 장류 제조업(11.0%), 전분제품 및 당류 제조업(8.7%), 기타 곡물가공품 제조업(5.0%) 등도 증가율이 컸다. 반면 주정제조업은 쌀 소비량이 전년 대비 2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