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UCK는 공동으로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한 달 동안 시행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 지분(20.6%) 가운데 절반가량을 주당 19만원에 인수하면서 동시에 25일 대규모 주식 공개매수를 발표하기로 했다.
MBK·유니슨, 오스템임플란트 최대 75% 공개매수
공개매수 가격은 대주주 경영권 지분 인수가격인 주당 19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오스템임플란트 주가(20일 종가 16만2500원)보다 16.9% 높은 수준이다.

공개매수 예정 주식은 최소 239만 주(16%)에서 최대 1117만 주(75%)에 이른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이 모두 공개매수에 응하면 다 사주겠다는 것으로 자진 상장폐지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PEF 연합은 공개매수 자금으로 2조1250억원을 마련했다. 1조7000억원을 차입했는데 공개매수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이 자금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MBK-UCK 연합은 치과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를 매매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MBK파트너스는 메디트를 UCK로부터 약 2조45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작년 말 체결했다. 두 PEF는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 사이의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하고 이번 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인 최 회장은 대규모 횡령 사고가 터진 이후 경영권 매각을 타진해왔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PEF, 중국 기업 등과 매각을 타진했지만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MBK와 UCK 연합에 전격적으로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메디트와의 시너지를 높게 평가한 데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던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행동주의 펀드인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의 3대 주주(지분 6.57%)에 오른 뒤 설 연휴 직전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에게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경영권 지분과 계열사 지분 등을 팔아 37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메리츠증권에서 빌린 1100억원가량의 주식담보대출도 정리할 계획이다. 그는 오스템임플란트 2대 주주로 남아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20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콜옵션을 갖고 있다. 구주 일부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판 뒤 CB를 주당 3만8736원에 행사해 전체 15% 수준의 지분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경영권 매각대금 일부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방식으로 오스템임플란트에 재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PEF들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45%, 33%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 8%를 기록해 4위에 올라 있다. 3D(3차원) 구강스캐너 회사인 메디트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 두 회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를 합쳐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거나 글로벌 기업에 되팔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하지은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