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글로벌 1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아"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이 글로벌 100대 기업의 평균보다 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업황 둔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5천801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4.1% 감소한 5천56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는 PC, TV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지난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2.6% 감소한 1천344억달러로 전망되고, 올해에는 여기에서 17%나 더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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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부진하면서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값도 글로벌 100대 반도체 기업의 평균보다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성 값은 총자산, 매출원가 등 투입 대비 매출액, 영업이익 등 산출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수치로, 0과 1 사이로 표시된다.

1에 가까울수록 효율성이 높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효율성 값은 대만 0.75, 일본 0.75, 미국 0.73, 한국 0.65, 중국 0.59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효율성은 2018년 0.87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값이 하락한 원인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악화에서찾았다.

또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반도체 기업 효율성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2018년 1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집중도, 자기자본이익률은 반도체 기업 효율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투자가 1% 증가하면 효율성은 0.01%포인트 올랐고, 연구개발집중도가 1%포인트 향상되면 효율성이 0.57%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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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생산시설과 R&D, 인적자원 개발 등 대규모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법인세가 인하(25%→24%)되고 시설투자 세액공제 비율이 상향되는 안이 나왔지만, 지원 수준이 주요국에 비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법인세 인하, R&D 및 시설투자세액 공제율 인상 등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