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배후산업·북방교역 호조로 수출 급증세 유지
동해항 수출액 사상 최고치 52.9% 증가…러·우크라 전쟁 영향
지난해 강원 동해항을 통한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북방물류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동해항을 통한 수출액은 전년보다 52.9% 증가한 8억2천459만달러를 기록, 연간 사상 최고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전 동해항의 수출액 최고기록은 2014년 6억6만달러로 2022년에는 이를 137% 초과한 것이다.

작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9.4% 증가, 강원도 수출이 0.7% 증가한 데 비하면 동해항의 수출 신장세는 뚜렷하다.

전국 주요 항만 가운데서도 동해항보다 수출 증가율이 높은 곳은 부산신항과 여수항 등 2곳에 불과하다.

동해항의 수출 호조는 전선, 시멘트, 합금철 등 탄탄한 항만 배후 산업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북방경제권과의 물류망을 지속해서 운영해온 것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품목별 수출액은 자동차가 2억693만 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최대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으며, 해저케이블을 포함한 전선류가 1억9천98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1억달러 가까운 수출실적을 기록한 품목군이 5개, 100만달러 이상의 수출 품목이 27개나 나오는 등 수출품 구성이 다양화돼 시멘트와 합금철에 특화된 항만이라는 기존 동해항 이미지를 일신했다.

국가별로는 3억3천241만달러를 수출한 러시아가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는데, 이는 전년도보다 9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러시아 항로를 운영하던 대형 해운회사들이 러시아 취항을 중단하자 한·러·일 페리를 중심으로 동해∼블라디보스토크 간 항로를 지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화주들에게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러시아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방경제권 국가들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키르기스스탄 1천540%, 몽골 891%, 카자흐스탄 555%, 타지키스탄 416% 등으로 동해항이 북방교역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출과 수입을 더한 동해항의 무역액 역시 34억5천17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호영 북방물류산업진흥원 원장은 "강원특별자치도가 미래산업 중심의 국제도시가 되려면 세계와 교역하는 거점항만 육성이 필수 과제"라며 "동해항은 사실상 강원도의 거점항만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도의 관심밖에 있었던 만큼 동해항 육성과 북방경제와의 긴밀한 연계 강화를 위해 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해항 수출액 사상 최고치 52.9% 증가…러·우크라 전쟁 영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