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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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가 고공행진 하면서 가계의 신용위험이 사상 최고치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예상한 올해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45로, 지난해 4분기(41)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2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다.

가계 신용위험은 이 기간 5포인트 오른 44로, 2003년 3분기(44) 이후 1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1분기 중 기업 신용위험은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및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 가중 등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기업의 신용위험지수도 상승세를 보였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포인트 상승한 25였다. 중소기업은 3포인트 오른 39로 나타났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경우 수익성 악화와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올해 1분기 은행 대출 문턱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은행의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전분기(14)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국내 은행이 대출을 늘릴 것이란 의미다.

차주별로는 대기업에 강화됐던 대출이 올해 1분기에는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3·4분기 각각 -6이었는데 올해 1분기는 6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지난해 4분기(6)보다 5포인트 오른 1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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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주택은 같은 기간 19에서 28로 올랐다. 가계 일반은 6에서 3으로, 다소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규제 완화, 대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은행은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했다.

대출수요지수는 -6으로, 지난해 4분기(-8)에 비해 2포인트 개선됐다. 주택시장 부진,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주택(-22)과 가계일반(-22)의 대출수요는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유동성 확보 수요 증대, 회사채 시장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대기업(19)과 중소기업(14)의 대출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은행금융기관은 대출을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저축은행(-45), 신용카드회사(-31), 상호금융종합(-52), 생명보험(-19) 모두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신용위험지수는 상호저축은행(45), 신용카드회사(25), 상호금융조합(51), 생명보험(40) 등 모든 비은행금융기관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상호저축은행(8) 및 생명보험회사(9)는 기업 운전자금 등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상호금융조합(-19)과 신용카드(-13)는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