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국내은행들이 가계와 기업 대출 문턱을 꾸준히 낮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용위험은 전 분기보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8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 국내 은행의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14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양수를 유지했다. 대출태도지수(100~-100)는 0을 기준선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대출태도를 완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다.

차주 별로 봤을 때,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전분기 -6에서 6으로 양수 전환했다. 중소기업은 지난해 4분기 6에서 올해 1분기 11로 5포인트 높아졌다. 기업 대출 문턱을 높였던 은행들이 심사 기준 등을 낮춘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가계주택은 19에서 28로 상승했지만 가계일반은 6에서 3으로 낮아졌다. 한은은 "가계대출도 규제 완화와 대출 증가율 둔화세에 힘입어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 등으로 중소기업과 가계 등의 신용위험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45로 지난해 4분기(41)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분기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25, 중소기업은 42로 각각 전 분기 대비 3포인트 올랐다. 가계 신용위험은 39에서 44로 5포인트 높아졌다. 가계 신용위험도 2003년 3분기(44) 이후 1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한은은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가중돼 1분기 기업 신용위험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은 수익성 악화와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일부 취약 차주의 재무건전성 저하 및 이자 부담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4.43%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총 204개 금융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