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는 유정근 제일기획 사장(사진)을 신임 구단주 겸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유 신임 구단주 겸 대표는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제일기획에 공채로 입사해 솔루션부문장 겸 제작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7년 제일기획 대표로 선임됐고, 지난해 12월부터 제일기획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1일 제일기획에 대해 4분기 부진한 수익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7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낮췄다. 다만 올해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올해 주요 광고주의 매체 대행 물량이 증가해 외형은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인건비와 판관비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해 시장 기대 대비 아쉬운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광고 시장의 위축이 예상되지만, 제일기획의 매체 집행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봤다. 디지털 중심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정 연구원은 "제일기획의 디지털 비중은 2018년 34%에서 지난해 52%로 확대됐다"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개선됐으며, 주요 광고주의 디지털 매체 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올해도 제일기획의 외형 및 이익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메리츠증권이 추정한 제일기획의 올해 매출총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4% 증가한 1조6779억원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2% 늘어난 3752억원이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국내 주요 종합광고대행사가 부사장급 여성 임원을 잇달아 선임하고 있다. 광고업은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인 만큼 앞으로 여성 임원이 더욱 많이 배출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현대자동차계열 종합광고대행사 이노션은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인 김정아 전무(사진)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고 21일 발표했다. 2005년 회사 설립 이후 여성 부사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신임 부사장은 1996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광고업에 입문했다. 2006년 이노션으로 자리를 옮겨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SK텔레콤, 신세계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 제작을 총괄했다.LG그룹도 지난달 단행한 2023년도 임원 인사에서 그룹 내 광고 계열사 지투알의 대표이사로 여성 부사장을 선임했다. 박애리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박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업 환경 변화에 요구되는 데이터 기반의 통합 마케팅 분야에 뛰어난 역량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광고업계에서 여성 최초로 부사장이 된 건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최인아책방 대표)이다. 1961년생인 최 전 부사장은 1984년 제일기획에 공채로 입사해 200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00년 1월 삼성그룹 최초로 공채 출신 여성임원(이사보)으로 발탁된 이력도 있다.광고업계 관계자는 “고위급 여성 임원이 많아진다는 건 광고업계에서 여성들이 실력으로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삼성해체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법이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23조원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미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에 상정됐습니다. 지난 19대, 20대 국회에서 임기 만료로 폐기된 삼성해체법이 다시 국회 문을 두드리게 된 것입니다. 법안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취득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입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의 상당량을 처분해야 합니다.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기존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주(지분율 8.5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6일 종가 기준 30조1300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 중 23조원 이상을 매각해야 합니다. 삼성생명 총자산(226조원)으로 보유할 수 있는 최대치가 6조8000억원이기 때문입니다.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무너지게 됩니다. 삼성해체법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주주들은 23조원의 매물 폭탄을 받아내야 합니다. ‘10만전자’ 향한 오랜 기다림도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개정안이 최장 7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있지만 주가는 즉시 반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23조원이 넘는 잠재적 매도 물량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은 ‘공정과 상식’을 위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한 사람의 특혜를 넘어 삼성이 지배구조 개선에 돈을 쓰고 그 돈으로 수백만 삼성 주주들과 유배당 계약자들이 함께 이익을 향유하자는 법"라고 강조했습니다.700만 개미를 위한다는 명분도 내세우고 있습니다. 박 의원은 “개미투자자들이 걱정되면 150조 원이 넘는 현금이 있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업계는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이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현금은 생존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호황일 때는 막대한 시설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려야 합니다. 불황에는 현금으로 버텨야 합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불황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하고, 장기간 적자도 감내해야 한다”라며 “단기 성과로 평가받는 전문경영인은 의사 결정이 어려워 책임을 대신 져줄 오너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주인 없는 회사’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이끌어온 경영 전략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불모지였던 반도체 시장을 개척하고, 갤럭시 시리즈로 애플을 추격했던 삼성만의 저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소식과 개미들 이야기를 다룬 <불개미 구조대>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