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중국지역본부  차장
박영훈 중국지역본부 차장
KOTRA는 매년 12월 세계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를 연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시장의 기회 요인을 짚어보고 진출 시사점을 제공하는 행사다. 지난달 설명회에서 KOTRA 중국지역본부는 올해 중국 진출 전략 키워드를 C.H.I.N.A로 제시했다. C는 consumer, H는 hybrid, I는 innovation, N은 net-zero, 그리고 A는 across china를 뜻한다.

먼저 ‘C’는 consumer, ‘소비 트렌드 변화’다. 중국 소비 시장에선 개인화와 고급화, 고령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 생활,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소비의 개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의식이 강화되고 소비력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프리미엄 상품 소비도 늘었다. 이런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중국의 주요 소비그룹을 세분화해 공략 계층을 정교화하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소비 트렌드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H’는 hybrid,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이다. 온라인 시장이 크게 부상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도 기존의 전자 상거래에서 쇼트 클립 동영상,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체험관 등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과 오프라인 마케팅을 결합한 융합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제품별로 효과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I’는 innovation, ‘혁신’을 뜻한다. 중국은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대응하고 첨단산업 기술 자립을 위해 대외 개방,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의 기술 경쟁을 위해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집중해 강소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비교 우위를 가진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기반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간 협력 기회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N’은 net-zero, ‘탄소중립’이다. 중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도입을 강화하면서 에너지 절감, 신재생에너지, 그린 모빌리티 등 친환경산업이 황금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녹색 혁명에서 파생되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친환경·신에너지 산업에 대한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국 내 정부 간(G2G), 민간합작(PPP) 도시 재생 프로젝트 및 주요 기업 ESG 환경 개선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A’는 across china, ‘중국 전역으로의 진출’이다. 중국 정부는 국토 균형 발전전략을 추진하면서 경제 핵심지역인 동부 연안 지역뿐 아니라 기존에 소외됐던 서부, 중부, 동북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지역별 특화산업도 육성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의 발전과 지역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예전에 외면받았던 하침시장(下市·3선 이하 도시 및 농촌)이 주요 소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적극적인 지역 진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시진핑 집권 3기를 맞아 중국은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해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고 있다.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해 그간 움츠러들었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런 중국의 변화에 따른 기회 요인을 포착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