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부품 계열사 11곳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전 직원 400만원 격려금’을 요구하며 최고경영진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현대차가 2021년 성과가 뛰어난 직원에게 500만원의 포상금을 준 데 이어 지난해 전 직원에게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자 “우리도 똑같이 달라”며 들고 일어선 것이다. 성과와 상관없이 동일 격려금을 무작정 달라는 것은 ‘귀족 노조’의 생떼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독] "현대차 全계열사 격려금 달라" 노조의 생떼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산하 11개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는 지난 5일 전 직원 격려금 지급을 위한 공동투쟁을 결의한 데 이어 11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면담 요청서를 보냈다. 이미 격려금을 받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노조가 부추기고, 격려금을 받지 않은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현대케피코 노조 등이 가세했다.

이들은 요청서에서 “일부 계열사에만 격려금을 지급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중요하지 않은 계열사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가감 없이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일부 노조원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격려금 차별 분쇄, 정 회장이 직접 해결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시작했다.

[단독] "현대차 全계열사 격려금 달라" 노조의 생떼
현대차그룹 대부분 계열사는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 안팎에 달한다. 이런 노조가 회사나 개인의 성과에 상관없이 ‘동일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아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겠다”며 전기차 신공장 착공을 가로막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그룹이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면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더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확대해 귀족 노조의 지대 추구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규/곽용희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