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 론드리프로젝트 대표
이현덕 론드리프로젝트 대표
“‘공간 경험’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현덕 론드리프로젝트 대표는 “고객이 우리 공간을 경험하도록 유도하고, 2시간 동안 머무를 때 세탁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즐거움, 어메니티로 고객 경험을 확장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론드리프로젝트는 셀프무인세탁방과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카페가 결합된 공간인 ‘런드리카페’를 운영중이다.

이 대표는 “런드리카페에서 유튜브나 모바일게임을 하는 고객들에게 커피뿐 아니라 각종 콘텐츠 어플 및 브랜드제품 쇼핑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를 졸업하고, KAIST 경영대학원 MBA를 마쳤다. CJ E&M 기술국 무대디자이너를 거쳐 론드리프로젝트를 창업했다.

Q: 회사를 소개하면

A: 2015년 해방촌에서 론드리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현재 2, 3호점(론드리프로젝트 워시타운, 론드리프로젝트 센터스퀘어점)을 운영중이다.
창업 당시엔 빨래를 집이 아닌 외부에서 해결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빨래방과 카페가 결합된 공간을 굉장히 이색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외국(미국, 유럽 다수국가)에서는 오래된 건물의 배수설비 문제로 건물 외부 빨래방을 이용하거나, 청년주택의 경우 라운지에서 세탁기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집 밖에서 빨래를 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건조기 사용이 당연한 문화였다. 한국은 세탁건조대 또는 빨랫줄을 통해 세탁물을 말리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2015년 즈음부터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원룸형태의 집들이 늘어났다. 1인 주거공간이 굉장히 작아지고 있었다. 그 작은 주거공간에서 먹고, 자고, 공부하고, 세탁하고,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세탁기가 차지하는 공간도 문제였고, 세탁물을 건조하기 위해 원룸을 가득채우는 일이 잦아지면서 ‘주간 행사’인 세탁을 외부에서 해결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한 여분의 이불보관이 어려운 1인 가구 및 신혼부부에게 빠르게 세탁과 건조가 가능한 빨래방은 최적의 세탁서비스로 각광받게 되었다.

Q: SNS로 알려졌는데

A: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MZ세대가 세탁을 해결하는 방법이 자연스레 공유되었다. 처음에는 카페로 방문했던 트렌드 리더들이 사진과 영상을 통해 이태원 해방촌에 있는 론드리프로젝트에서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마시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했다.

코인세탁방이라는 시스템도 생소했던 젊은이들에게 런드리카페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알려지게 됐다. 해방촌과 인근 용산구에 거주하는 젊은이들이 론드리프로젝트를 경험해보고 세탁기를 굳이 구입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서비스를 구매해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MZ세대가 소유보다는 서비스구독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2호점과 3호점은

A: 2017년 망원역 서교동에 론드리프로젝트 워시타운이라는 이름으로 2호점을 열었다. 서교동의 주거 어메니티로 5년째 자리잡고 있다. 런드리카페에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서 신사업을 모색하는 많은 생활가전기업과 부동산업계 마케터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3호점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만든 역세권 청년주택 등촌 센터스퀘어의 커뮤니티 라운지에 론드리프로젝트 센터스퀘어점으로 들어섰다. 런드리카페라는 론드리프로젝트가 만든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고객들이 공감하며 자기들이 사는 지역에도
꼭 있어야 하는 공간이라고 말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 스세권(스타벅스상권)처럼 지역의 주거 퀄리티를 높여주는 생활SOC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공간 경험’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런드리크루는

A: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 공간을 매니지먼트하는 인력도 중요하다. 런드리크루는 새로운 문화엔지니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세탁과 커피라는 도구를 갖고 론드리프로젝트라는 공간에서 사람과의 교류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고 있다.

고객은 이곳에서 세탁서비스에도, 커피의 맛에도 만족해야 한다. 단순히 세탁과 커피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만으로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그래서 론드리프로젝트는 커피와 세탁이라는 여러 업무를 습득하며 사람과의 교류를 편하게 이끌어가는 인재를 발굴하고 매뉴얼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

Q: 마케팅 이슈는

A: 론드리프로젝트는 ‘세탁’이라는 중심콘텐츠가 있고, 세탁과 연결될 수 있는 도시의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확장해 론드리프로젝트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마케팅하고 있다.

중소기업 또는 스타트업이 만든 세탁세제 브랜드의 경우 고객과의 마케팅 접점이 부족하다. 대형마트는 대기업 기반의 유통채널이 꽉 잡고 있어서 온라인에 주력하지만 세탁세제나 섬유유연제는 향기를 경험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론드리프로젝트는 3개 지점이 한 달 동안 한 브랜드의 쇼룸이 된다. 세제를 직접 사용해보고, 섬유유연제 향을 골라 사용해보며 자신만의 세제 및 섬유유연제를 결정하게 한다. 마음에 들면 론드리프로젝트 온라인숍에서 지속적으로 구매가 이뤄진다.

앞으로 세제 및 세탁용품, 생활용품, 커피, 차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론드리프로젝트 공간을 마케팅 장소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론드리프로젝트 매장을 계속 확보해나가고 있다.

Q: 비대면 세탁업에 대해서는

A: 비대면 세탁업이 강력한 투자를 바탕으로 온라인상에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일부는 프랜차이즈 빨래방을 인수해 오프라인으로도 확장을 꾀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세탁기가 없는 라이프스타일’로 시작한 사업은 오프라인의 접점을 늘리며 기존의 세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편리함이 극대화된 서비스로 다양한 서비스 수요 고객들을 만족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론드리프로젝트는 세탁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에 머물고,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공간을 통해 주는 서비스라는 면에서 비대면 세탁업과 더불어 새로운 세탁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해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이현덕 대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와 CJ E&M 무대디자이너의 경험을 바탕으로 런드리카페를 하나의 무대로 여겨 연출하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런 공간 연출을 통해 고객들이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집의 거실과 같은 편안함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연출한)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함은 그대로 창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상속의 고객이 아닌 ‘나’라도 돈을 내고 지금 당장 구매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항상 돌아본다”고 했다.

이 대표의 고객 만족을 위한 ‘공간 연출’을 응원한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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