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한 캐논…VR 통화 서비스 내놓는다 [CES 2023]
디지털 카메라 기업 캐논이 CES 2023에서 가상현실(VR) 통화 소프트웨어 ‘코코모’를 다음달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스포츠 경기를 현실처럼 볼 수 있는 3D 비디오 ‘뷰포인트’와 혼합현실(MR) 시스템 ‘엠리얼’도 선보였다. 전통 카메라 회사였던 캐논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4일(현지시간) 가즈토 케빈 오가와 캐논 미국법인(캐논USA) 대표(사진 왼쪽)는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코코모를 다음달 시장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코코모는 캐논 카메라가 부착된 VR 헤드셋을 쓰고 영상통화를 하면 상대방이 실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전신을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기반이기 때문에 VR 헤드셋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서로 다른 국가에 있는 사람과도 생생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캐논은 다음달 미국과 캐나다에서 코코모를 출시한다. 프리뷰 버전으로 초기는 무료로 출시하기로 했다. 향후 다른 국가들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가와 대표는 “물리적 거리라는 소통의 장벽을 제거했다”며 “한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캐논은 CES 부스에서 코코모 기술을 활용해 참가자들이 영화 속 배경에 직접 들어가는 체험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영화 ‘식스센스’로 이름을 날린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협업해 다음달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노크 앳 더 캐빈’ 속 배경인 오두막을 VR로 구현했다. 부스에는 실제 오두막을 지어놔 생동감을 더했다.

류헤이 곤노 캐논USA 이노베이션센터 담당자는 “VR 기기를 쓰면 영화의 주인공인 네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등장한 샤말란 감독은 “엄청난 경험을 했다”며 “이 프로젝트의 일부가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로 구현된 영화 '노크 앳 더 캐빈'의 배경. 노유정 기자
가상현실(VR)로 구현된 영화 '노크 앳 더 캐빈'의 배경. 노유정 기자
혼합현실(MR) 체험 시스템 ‘엠리얼’도 이날 시연됐다. 제이슨 윌리엄스 캐논USA MR 프로젝트 어드바이저는 직접 엠리얼 기기를 쓰고 가상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거나 가상 차를 타고 시동을 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엠리얼은 캐논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프리 뷰포인트는 집에서도 스포츠 경기를 실물처럼 볼 수 있는 3D 비디오 시스템이다. 캐논은 경기장을 가상에서 최대한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영화 제작에 최적화된 시네마 EOS 시스템 기반의 4K 초고화질 카메라 100대 이상으로 촬영한다. 미국에서 이미 NBA 경기장 두 곳에 설치됐다.

라스베이거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