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어 대기업도 사람 못 뽑는 시대 온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만 구인난을 겪었고 대기업은 사람 뽑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죠. 하지만 3년만 지나면 대기업도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

인구학 전문가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사진)가 22일 “신규 채용이 불가능한 시대가 온다”고 경고했다. 국가미래연구원 주최,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산업경쟁력포럼에서다. 포럼 주제는 ‘인구학으로 예측하는 미래 산업 방향’이었다.

조 교수는 최근 중소기업 구인난이 심화되는 이유를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연령대인 25~34세 내국인 인구 감소에서 찾았다. 이들 인구가 2015년 약 700만 명에서 지난해 650만 명으로 줄었기 때문에 중소 제조업체 중심으로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2026년부터다. 조 교수는 “2025년까지 25~34세 내국인 인구가 650만 명대로 유지되다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90만 명 줄어든다”며 “2026년은 대기업도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경쟁의 서막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030년부터 2035년까지는 25~34세 인구가 추가로 90만 명 줄어 기업이 새로 뽑을 청년 인구가 2021년 대비 약 170만 명 줄어든다”고 했다.

그는 “(청년층 인구 감소로) 기업이 기술력만으로는 글로벌 1등이 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이 산업화되려면 사람들 삶 속에 먼저 들어가 상용화돼야 하는데, 인구가 줄어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술을 개발해도 상용화되지 못해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미국 시장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성장에 최적화된 인구 구조는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노인 인구보다 많은 ‘기둥형’ 구조”라며 “미국은 40년 뒤에도 기둥형 인구구조를 유지하는 데다 인종 다양성까지 늘어나 성장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