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고사 위기에 놓였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들이 금융 소외계층을 겨냥한 소액 신용대출을 속속 출시하고 나섰다. 기존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단기 근로자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이 대상이다.

온투업계 1위 업체인 피플펀드는 한화그룹의 블록체인 자회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EBC)과 손잡고 ‘긱 워커’를 위한 소액 비상금 대출을 시범 운영한다고 19일 발표했다. 긱 워커는 초단기로 계약을 맺고 원하는 만큼만 일하는 임시 근로자를 말한다. 국내에선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상금 대출은 EBC의 일거리 매칭 플랫폼인 ‘요긱’과 ‘애니맨’을 통해 활동한 이력이 있는 긱 워커가 신청할 수 있다. 5개월 동안 최대 100만원을 빌려준다. 금리는 연 10%지만 대출을 제때 갚으면 이자의 최대 40%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실질적으로는 연 6% 금리로 빌릴 수 있다.

데일리펀딩이 지난 10월 20~30대를 대상으로 출시한 비상금 대출에도 두 달 새 2500여 명이 몰렸다. 한도는 300만원으로 높지 않지만 금리가 연 7.5~11.5%로 기존 2금융권보다 낮아 인기를 끌었다.

중금리 소액 대출은 온투업체에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개인 투자 위축, 기관 투자 규제 등으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고액 대출은 수요가 있어도 내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도 20일로 예정된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온투업 제도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