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을 대표하는 신세계그룹과 KT가 손을 잡았다. 두 회사가 가진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결합하는 협력이다. 지분 교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에서는 산업·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이 같은 합종연횡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는 14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신세계-KT 디지털 에코시스템 사업협력 체결식’을 열었다. 이날 협력서에 서명한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온·오프라인 경계를 없애는 미래 지향적인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동행”이라고 설명했다.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은 “협력을 위해 범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해각서(MOU) 체결을 기점으로 신세계와 KT는 주요 임원과 실무진으로 이뤄진 사업 협력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 협력 모델로는 두 그룹의 멤버십 혜택 중 일부를 결합하는 ‘슈퍼 멤버십’ 출시가 꼽힌다.

양사는 멤버십 결합 외에 물류, 부동산 개발,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 디지털 광고·마케팅 다섯 개 분야를 주요 협력 과제로 선정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는 등 외부와의 협력을 내부 혁신을 위한 지렛대로 삼고 있다. 구현모 대표가 이끄는 KT는 ‘DX(디지털 전환) 조력자’라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신한금융그룹 등이 KT의 주요 파트너다.

박동휘/이승우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