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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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편의점 이마트24가 올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3년 12월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년 이어오던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올해 첫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이마트와 SSG닷컴, G마켓 등 신세계 주요 계열사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마트24가 ‘효자’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년 만에 첫 흑자
덩치 키운 이마트24…'돈 버는 효자' 됐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 3분기 누적 9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4분기가 편의점 비수기이긴 하지만 올해 연간 기준으로 충분히 흑자를 낼 공산이 크다. 올해 이마트24가 흑자를 내면 이마트가 2013년 말 ‘위드미’(이마트24의 전신)를 인수한 뒤 첫 흑자 전환이다. 이마트24는 올해 매출 2조원의 벽도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이마트24의 실적 개선은 점포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업계 후발주자로 뛰어든 이마트24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에 밀려 사업 초반 점포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쟁사와 다른 가맹 조건 계약을 내걸어 점주들을 설득했다.

다른 편의점 3사는 점주가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맹수수료로 본사에 낸다. 이마트24는 고정 월 회비를 내는 구조다. 점주로서는 장사가 잘될수록 수수료 제도보다 월 회비 제도가 유리하다.

그 결과 2019년 4488개에 그쳤던 이마트24 점포는 지난 3분기 기준 6289개로 40.1% 늘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물류와 마케팅 등 고정 비용을 고려할 때 점포 수 6000개가 되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맛으로 경쟁하겠다”는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의 전략도 들어맞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딜리셔스 아이디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편의점 ‘빅3’와의 ‘맛 경쟁’을 선언했다. 호텔 셰프와 파티시에 출신 전문 인력을 영입해 도시락과 김밥, 샌드위치 등의 맛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였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주류 특화 매장도 ‘홈술’ 열풍을 타고 반응이 뜨거웠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편의점은 업체별로 상품 구색이나 가격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브랜드 경쟁력을 갖기가 쉽지 않다”며 “‘이마트24는 맛있는 편의점’이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준 게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모회사 이마트 한숨 돌려
이마트24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면서 100% 지분을 보유한 모회사 이마트도 한숨 돌리게 됐다. 이마트는 그간 열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총 2980억원을 이마트24에 수혈했다.

이마트의 자회사 중 SSG닷컴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CK컴퍼니(스타벅스)는 고객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 리콜에 따라 358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만년 적자를 기록하며 속을 썩이던 이마트24가 흑자 전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마트와 신세계그룹의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