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 주가가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40% 이상 폭락했다. 파산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카바나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42.92% 하락한 주당 3.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에는 36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들어 98% 하락했다.

파산 우려가 증폭되며 투자자들이 카바나 주식을 급매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CNBC는 이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핌코 등 카바나의 채권단 중 일부가 카바나에 대적해 공동전선을 펼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카바나와의 협상에서 채권단이 공동 행동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채권단 내부 협약은 주로 부채를 추가로 늘리거나, 채무조정과 관련 협상을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맺어진다. 채권단 사이에 일어날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이들 채권단은 카바나의 총부채의 70%인 무담보 부채 4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기준 카바나의 시가총액(6억 8000만달러)의 6배 수준이다.
카바나, 파산 우려에 42% 폭락…"목표주가 9달러→1달러"
미 증권사 웨드부시증권의 보고서도 카바나 폭락에 영향을 미쳤다. 웨드부시의 세스 바샴 애널리스트는 전날 “카바나의 파산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카바나 주식에 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도 기존 9달러에서 1달러로 내렸다.

웨드부시에 따르면 카바나의 기업 투자 홍보(IR) 담당 대표인 마이크 레빈이 회사를 떠난 데 주목했다. 바샴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전개는 채무조정 가능성을 더 높이는 조치다”라며 “결국 카바나 주식의 가치가 없어지거나, 최선의 경우 주식 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간체이스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채권단과 회사의 협약은 카바나가 채권단과 채무조정 협상을 시작했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하지만 파산보호 신청이 임박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라자트 굽타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카바나는 단기 리볼빙(결제 대금 이월 약정) 대출을 통해 내년 말까지 견딜 수 있는 완충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심각한 침체가 일어날 경우 3~6개월가량 유동성 고갈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