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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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 지급+상위 고과 보장.’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이 같은 ‘파격 조건’을 내걸고 내부 인재 확보에 나섰다. 반도체, 모바일, TV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생활가전사업부에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긴급 조치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최근 전 사업군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력 모집 공고를 냈다. 내년까지 마케팅·영업 등 주요 분야에서 수백 명을 증원한다는 목표다.

생활가전사업부는 이번 모집에 응하는 직원에게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완전히 적을 파서 옮기는 것은 아니고 파견 형태란 조건을 걸었다. 직원이 원하면 3년 뒤 원래 일하던 부문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 고과는 상위 등급을 보장하기로 했다. 파견 나간 3년간 초과이익분배금(PS) 성과급은 생활가전사업부와 종전 사업부 중 높은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처우는 최대한 맞춰줄 테니 3년간 생활가전사업부에서 일하라’는 얘기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에서 파격 조건을 내걸고 특정 사업부 인력을 모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그만큼 생활가전사업부에 대한 내부 인식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신입사원 사이에서도 반도체, 모바일은 선호 부서로 꼽히지만 생활가전사업부는 기피 부서라는 얘기가 나온다. 생활가전사업부는 목표 달성률과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해마다 ‘성과급 잔치’ 때 소외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조치로 기존 생활가전사업부 사기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생활가전사업부 한 직원은 “사업부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지만 다수가 기피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굳어질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