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E 현장 직원들 격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UAE 현장 직원들 격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고른 것이다. 고유가로 호황기를 맞은 중동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중동에 체류하는 기간을 늘리기 위해 8일 예정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재판의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UAE 아부다비에 있는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 그가 중동 지역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2019년 9월 추석 연휴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당시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사업이다. 삼성물산이 포함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이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12년 건설을 시작해 10년 이상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바라카는 ‘신의 축복’이란 뜻이다.

이날 이 회장은 3·4호기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20~30대 직원들을 만났다. 고유가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말했다.

현재 중동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7.6% 증가해 1조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UAE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높은 5.4%로 예측했다.

지갑이 두둑해진 중동 국가들은 차세대 스마트 도시 개발 같은 초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민간 투자 규모만 1500조원이 훌쩍 넘는 사우디의 ‘비전 2030’ 프로젝트, 아부다비의 420조원 규모 첨단 미래산업 육성 정책 ‘경제비전 2030’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 계열사들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건설 인프라 관련 기술력을 기반으로 중동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쌓아온 중동 정·관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 계열사들의 사업 수주를 총력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비전 2030 프로젝트의 핵심인 ‘네옴시티’ 건설 관련 의견을 나눴다. 이번 출장에선 이 회장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을 만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마스다르 시티’에 대해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