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패드 중국 생산라인을 인도로 가져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실적 악화로 이어지자 탈(脫) 중국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다만 중국과 인도의 외교 분쟁과 전문 생산인력 확보 등이 생산라인 이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脫중국'…아이패드도 인도 생산 검토

인도 생산 비중 늘어날 듯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5일(현지시간) 인도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애플의 아이패드 생산라인 중 일부를 인도로 가져오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그러면서 인도에서 아이패드를 언제부터 생산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인도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보도했다. WSJ는 지난 3일 애플이 중국에서 인도와 베트남 등 아시아 다른 나라로 생산라인을 옮기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지만, 시장에선 인도로의 생산라인 이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앞서 지난 9월 출시한 스마트폰 새 모델 아이폰 14를 인도에서도 생산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지난 수년간 인도에서 구형 아이폰을 제조해 왔다.

애플이 생산라인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강경한 봉쇄 정책으로 정저우 폭스콘 공장이 파업과 폐쇄를 반복하면서 연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기술 분야 펀드매니저인 진 먼스터는 “아이폰의 10%가 인도에서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5년 안에 35%가 인도에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숙련 인재 확보가 관건

소식통들은 애플이 인도에서 숙련된 기술자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이패드와 같은 복잡한 기기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요한데, 인도에는 이런 역량을 지닌 기술자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인도와 중국이 최근 수년간 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긴장이 고조돼 양국 국경에서 군사력이 증강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 최대 협력 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11월 매출이 두 자릿수대로 감소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6일 보도했다. 폭스콘은 애플의 가장 큰 아이폰 생산업체다.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 14시리즈의 85% 이상을 생산했다.

폭스콘의 지난달 매출은 5511억대만달러(약 23조3000억원)로 전월 대비 29.04%, 작년 동월 대비 11.36% 줄었다. 정저우 공장의 파행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 근로자들은 10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이 이어지자 집단 탈출을 시도해 고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인력 유출로 지금까지 수만 명이 퇴사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