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에서 작년 같은 달보다 32.1% 증가한 12만5013대(현대차 6만8310대·기아 5만670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11월 기준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반도체 공급난이 일부 완화되면서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등 기존 모델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현대차·기아의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 증가 폭은 도요타(10.2%)를 웃돌았다. 혼다는 오히려 6.1% 감소했다. 11월 실적을 공개한 5개 완성차그룹 평균 판매량 증가율은 16.6%였다.

현대차·기아 11월 美 판매 32%↑…IRA 영향에 전기차 실적은 부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콤팩트 세단이 현대차·기아의 판매를 이끌었다. 현대차는 투싼이 1만6059대로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다. 아반떼(1만1040대), 싼타페(1만955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에선 스포티지가 1만554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K3(9725대), 텔루라이드(8558대)가 다음이었다.

다만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줄었다. 대표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는 1193대(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되며 전월보다 24.5% 감소했고, EV6 판매량은 641대에 그쳐 같은 기간 46% 줄었다. 두 차종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 중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올 1~11월 현대차·기아의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5만3663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4.2% 증가했다. 하지만 8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이후 이 같은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아 EV6 판매량은 IRA 통과 직후인 9월부터 지난달까지 앞선 달과 비교해 석 달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전기차 판매 실적 감소에 대해 IRA 때문만으로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와 유럽의 대기량이 많아 미국 수출 물량을 해당 지역으로 돌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