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통화유통속도가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통화 긴축과 경기 부진으로 ‘돈맥경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신문이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577로 집계됐다. 1분기 0.583으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뒤 2분기(0.585) 반등했다가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통화유통속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광의통화(M2)로 나눈 값이다. 화폐 한 단위가 일정 기간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국민소득)를 창출했는지를 보여준다.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아 국가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음을 시사한다. 3분기에는 M2가 전 분기 대비 1.1% 늘고 명목 GDP는 0.4% 감소하면서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졌다.

또 다른 유동성 지표인 통화승수는 지난 7월 13.6으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뒤 8월 14.0, 9월 14.1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9월 시중에 1원을 공급했을 때 시중 통화량은 14원10전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뜻이다.

은행 예금회전율도 1월 4.4회에서 9월 3.6회로 떨어졌다. 예금회전율은 기업과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예금의 평균잔액 대비 인출한 금액으로 산출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