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코스피는 7.31p(0.30%) 오른 2,479.8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9.1원 내린 1,299.7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허문찬 기자
1일 코스피는 7.31p(0.30%) 오른 2,479.8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9.1원 내린 1,299.7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허문찬 기자
원·달러 환율이 4개월 만에 1200원대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하자 하루 만에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일주일 이상 계속된 장단기 국고채 금리 역전도 해소됐다.

원·달러 환율은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9원10전 내린 1299원70전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20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8월 5일(1298원30전) 이후 4개월 만이다.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7원80전 하락한 1301원에 개장한 뒤 10분여 만에 1200원대로 내려왔다.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오후께 1294원60전까지 하락 폭을 키웠다.

원화가 강세(환율 하락)를 보인 건 간밤 파월 의장이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빠르면 12월에 올 수 있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연설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속도 조절의 구체적 시기까지 특정하면서 Fed의 스탠스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0%로 나타나면서 시장 예상(10.4%)을 밑돈 것도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28일 기록한 연고점(1439원90전) 대비 140원20전 하락했다. 약 한 달여 만에 10% 가까이 빠진 것이다. 향후 전망도 하락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한동안 원·달러 환율은 하방 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현 수준에서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완화 기대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환율 하락을 점치는 이유로 꼽힌다.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베이징·상하이·광저우·충칭 등 대도시는 방역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위안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 위안화 역내 환율은 0.0207위안(0.292%) 내린 달러당 7.0717위안을 기록했다. 위안화 강세는 통상적으로 원화 강세로 이어진다.

다만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드는 등 둔화 폭이 확대되는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39%포인트 내린 연 3.650%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04%포인트 하락한 연 3.663%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 이후 이어진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역전은 9거래일 만에 해소됐다. 5년 만기 국채는 0.015%포인트 내린 연 3.682%,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는 0.010%포인트 하락한 연 3.679%를 각각 기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