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종합상사업체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자무역 기반 사업자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과 함께 업계 최초로 전자선하증권(e-B/L)을 도입했다. 수출입 거래 시 가장 중요한 선적서류의 디지털화를 통해 물류비용 감소 등 업무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3일 전자선하증권 발급을 통해 미국으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했고, 같은 달 27일 미국 수입자가 무사히 선적물품을 인수했다고 1일 발표했다. 선하증권(B/L·Bill of Lading)은 수출입 거래 시 가장 중요한 선적서류로 꼽힌다. 수출자는 계약된 제품을 이상 없이 선적해야만 해상운송인이 발행하는 선하증권을 받을 수 있고, 수입자는 물품대금을 지불한 뒤 수출자로부터 선하증권을 전달받아야만 물품을 찾을 수 있다.
포스코인터·KTNET, 전자선하증권 첫 도입…"무역 디지털화 앞장"
지금까지는 종이로 발행된 선하증권이 국제우편과 같은 고전적인 방식으로 수입자에게 전달됐다. 이렇다보니 전달 과정에서 원본이 분실되거나 지연돼 수입자가 운송인으로부터 물품을 제때 인수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종이가 필요 없는 디지털 방식을 도입했다. 전자선하증권은 글로벌 운송사 머스크가 개발한 물류 플랫폼 ‘트레이드렌즈’를 통해 발급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와 협업한 ‘무역·물류 플랫폼’에서 우리은행과의 e-Nego(수출자가 제품 선적 후 은행을 통해 수출 대금을 먼저 받는 과정)와 DB손해보험의 적하보험 발행이 진행됐다.

한국무역협회 자회사인 KTNET은 지난 5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블록체인 기술검증 지원과제의 일환으로 전자선하증권 플랫폼 개발을 추진해 왔다. KTNET은 이를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뿐 아니라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DB손해보험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플랫폼 개발을 추진했다. KTNET은 수출입 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해 1991년 설립된 국가 전자무역 기반사업자다.

전자선하증권을 앞세운 디지털무역 방식이 자리를 잡는다면 거래 리스크는 줄고 다양한 무역거래 관련자들의 업무 효율이 대폭 올라갈 뿐 아니라 선박위치 실시간 확인 및 물류비용 감소 등 효과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차영환 KTNET 사장은 “KTNET은 이번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 선하증권을 시작으로 블록체인이나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무역업무 에 접목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앞으로 무역 생태계에 플랫폼 사업을 확장시켜 디지털무역거래 선진화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