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통화정책 운용때 부동산 시장 감안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30일 최종금리(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점)와 관련, “현재 불확실성이 높고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언급한 금통위원들의 최종금리는 다 가정이 있다”면서도 “그 가정대로 간다면 최종금리는 연 3.5% 전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5%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아직 마이너스”라며 “다만 과도한 긴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가격에 대해선 “심각한 붕괴 상황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긴축 시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금리 인상기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조정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집값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40% 상승했지만 올 들어서는 7% 하락했다. 아직 경착륙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내년 경제 전망과 관련, 부동산 시장보다는 반도체산업 전망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경기보다는 금융안정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지만, 대출 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금융안정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물론 부동산 시장 둔화에 따라 소비가 영향을 받겠지만 향후 경기는 반도체산업이나 중국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경기둔화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 리스크의 90%는 대외 요인”이라며 “10%는 국내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지난 24일 금통위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아니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한 것과 관련, “미국 중앙은행(Fed)의 최근 금리인상 속도 조절 시사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통화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 내년 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 “Fed의 금리 사이클을 기계적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국내 물가와 경기지표, Fed 정책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