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케이크·500원 커피…고물가에 뜨는 '갓성비'
‘반값 치킨’으로 촉발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마케팅이 케이크, 커피, 와인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용량을 줄이면서 가격을 낮춘 제품 출시가 잇따르는 추세다.

신세계푸드는 성탄 시즌을 겨냥해 이마트 내 E베이커리와 블랑제리 매장에서 판매하는 1만원 안팎의 케이크 8종을 30일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한 케이크 중 ‘빵빵덕 미니 생크림 케이크’(사진)는 9980원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오리 캐릭터 ‘빵빵덕’과 협업해 출시한 생크림 케이크다. 시폰 위에 화이트초콜릿을 뿌리고 건살구, 호두, 아몬드, 크랜베리 등 견과류를 토핑으로 올린 ‘몰캉몰캉 시폰 케이크’도 9980원이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들어 베이커리 원재료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성탄 케이크 준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에 주목했다. 상반기부터 일부 베이커리 및 디저트 브랜드가 케이크 가격을 3~9% 인상했다.

한 잔에 500원짜리 커피도 나왔다. 비트코퍼레이션의 무인 로봇 카페 비트는 1만원에 아메리카노 20잔을 제공하는 ‘만원의 행복 비돌이팩’을 지난 29일 출시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1만원을 선결제하면 30일 동안 20잔의 아메리카노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고물가 시대에 역발상 마케팅을 통해 모바일 앱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비트의 전략이다.

편의점 GS25는 중량과 가격을 낮춘 컵밥을 내놨다. 중량은 200g 내외이며, 가격은 김밥 한 줄 수준인 2300원이다. 한 개 도시락을 두세 끼로 나눠 먹는 소식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해 개발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편의점 CU에선 소주병에 담은 3000원짜리 ‘와인 반병’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 제품은 용량을 일반적인 와인 한 병(750mL)의 절반 수준인 360mL로 줄였다. 지난 9월 출시 후 CU에서 판매하는 전체 와인 매출과 판매량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