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스페인 등 인플레 둔화…ECB 금리인상폭 주목
독일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소폭 둔화한 것으로 나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통계청은 11월 소비자물가(속보치)가 1년 전보다 10.0% 상승, 71년 만에 최고치였던 전달 상승률(10.4%)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에너지 물가 상승률이 38.4%로 전달(43.0%)보다 낮아졌다.

게다가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도 3분기에 예상을 넘어선 0.3%의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날 발표된 스페인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8%로 10월(7.3%)보다 안정됐고, 벨기에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10월 12.3%에서 11월 10.6%로 떨어졌다.

이들 국가를 포함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의 11월 소비자물가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10.7%였던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번 달 10.4%로 1년 반 만에 처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유로존 소비자물가 수준이 다음 달 ECB의 기준금리 인상 폭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몇몇 위원들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옹호했고 다음 달 15일 회의에서는 이러한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여전한 상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아직은 정점을 지나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고 밝혔고,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인 마르코 바그너는 한 달 수치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농산물·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흐름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ECB의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 시장에서는 0.75%포인트 인상과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각각 55%와 45%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