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완성차 개별 이송…"파업 장기화하면 피해 커"
파업 차량에 여수산단·광양항 진출입구 닷새째 막혀
화물연대 파업이 닷새째 이어진 28일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물류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업체가 밀집한 전남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의 물류 차질이 심화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여수산단 내 물류 길목, 출하장 입구 등 물류 거점 9곳을 화물 차량으로 가로막고 운송 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산단에서 생산한 석유화학 제품, 휘발유·경유 등이 이로 인해 출하하지 못하고 공장 내에 쌓이고 있다.

파업에 대비해 긴급 물량은 사전에 출하했고 임시 적치장도 마련해 아직은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공장 가동마저 중단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산단 입주 업체들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 화물연대 측과 협의해 긴급 물량은 내보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광양제철소 물류 차질도 계속되고 있다.

육송 운송길이 막혀 철도와 선박으로 내보내고 있지만, 철도 파업마저 예고돼 물류 적체 심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광양항 입구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차량으로 가로막고 있어 화물 진·출입이 불가능하다.

항만 당국은 임시 운송 수단 확보, 임시 컨테이너 적치장 추가 마련 등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파업 현장에서 별다른 마찰은 아직 없는 상태다.

파업 차량에 여수산단·광양항 진출입구 닷새째 막혀
광주에서는 기아 오토랜드 공장에서 생산된 완성차가 임시번호판을 달거나 아예 달지도 않은 채 운행하며 다른 적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완성차를 운송할 카캐리어 차량이 멈춰서 생산 물량을 공장 주차장에 모두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운전원 수백 명을 임시 채용해 광산구 평동 출하장과 전남 장성 물류센터로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옮기고 있다.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은 수출용 차량은 임시운행허가증을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은 하루 생산량인 2천 대를 모두 외부 적치 공간으로 빼는 것을 목표로 파업이 끝날 때까지 개별 운송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장은 파업 장기화를 대비해 기존 보관 장소인 평동 출하장(5천대)·전남 장성 물류센터(3천대)에 더해 광주 제1전투비행단(3천대)·기아 챔피언스필드 주차장(400대)·광주시청 야외음악당(300대) 등 1만1천700대 적치 공간을 확보했다.

함평 나비축제장 주차장(2천800대), 광주 에너지 밸리 산단 미개통 도로(1천대), 광주 동구 용전동 폐국도(500대) 등 추가 적치 장소도 검토 중이다.

광주에서도 별다른 마찰은 없었지만,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광산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과잉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